‘정교유착 의혹’ 한학자 통일교 총재 구속...法 “증거 인멸 염려”

전 총재 비서실장 영장은 기각
통일교 “법원 판단 받아들여”

 

서울중앙지법이 정치자금법 위반과 횡령 의혹을 받는 통일교 총재 한학자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수사 과정에서의 태도와 증거 인멸 가능성을 고려할 때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을 맡은 정재욱 부장판사는 23일 오전 1시 30분께 정치자금법 위반 및 업무상 횡령 혐의를 받는 한 총재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재판부는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특검팀은 한 총재가 수사에 충분히 협조하지 않았고 관련 자료가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들어 신병 확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법원은 도주 가능성보다 증거 인멸 위험성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한 총재는 심문 과정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국 정치에 깊이 관여한 사실이 없고 정치 상황도 잘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진술하며 향후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약 5시간 동안 진행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한 총재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했으며 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정식 수용 절차를 거치게 된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피의자를 구속하기 위해서는 먼저 범죄 혐의가 상당한 정도로 소명되어야 하고, 여기에 일정한 구속 사유가 함께 충족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원은 피의자가 일정한 주거가 없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는 경우 또는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는 경우에 구속영장을 발부할 수 있다.

 

아울러 구속 여부를 판단할 때는 범죄의 중대성, 재범 위험성, 피해자나 중요 참고인에 대한 위해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되어 있다. 이 같은 구속 사유와 판단 기준은 형사소송법 제70조와 제201조에 규정된 내용이다.

 

만약 구속영장 청구가 이루어지면 법원은 구속 전 피의자심문 절차를 거쳐 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한다. 이른바 영장실질심사로 불리는 절차로, 판사가 피의자를 직접 심문해 구속의 필요성을 판단하는 제도다.

 

심문 과정에서는 검사와 변호인이 출석해 의견을 밝힐 수 있으며, 피의자에게 변호인이 없는 경우 법원이 직권으로 국선변호인을 선정할 수 있다.

 

한편 통일교 내부에서 인사와 재정을 총괄해 온 핵심 인물로 알려진 정원주 전 총재 비서실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 판사는 결정문에서 “일부 혐의에 대해 공범일 가능성은 의심되지만 의사결정 구조와 실제 실행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볼 때 공범 관계가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통일교 측은 영장 발부 직후 공식 입장을 내고 법원의 판단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통일교 관계자는 “수사와 재판 절차에 성실히 임해 사실관계를 밝히겠다”며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한 총재는 2022년 1월 당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교단 지원을 요청하며 약 1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 해 ‘건진법사’로 알려진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의 목걸이와 샤넬 가방 등을 전달했다는 의혹도 수사 대상에 포함된 상태다.

 

특검은 향후 자금 전달 경위와 정치권 및 주변 인물들과의 연관성을 중심으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