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서 망치 들고 서성인 60대…흉기소지 현행범 검거

경찰 “직접 피해 없어 현행범 체포 가능”

 

도로 위에서 망치를 들고 차량 통행을 방해하며 운전자들을 위협한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최근 신설된 ‘공공장소 흉기소지죄’가 적용된 사례로 주목된다.

 

23일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오전 5시 15분께 대전 동구의 한 도로에서 “망치를 들고 차량을 위협하는 사람이 있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은 왕복 6차선 도로 중앙에 서서 망치를 들고 있던 60대 A씨를 발견했다. 경찰이 여러 차례 망치를 내려놓을 것을 요구했지만 A씨는 “나를 보호하기 위해 들고 다닌다”며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대화를 이어가며 A씨의 주의를 돌린 뒤 망치를 빼앗아 제압했다. 이후 형법상 공공장소 흉기소지 혐의를 적용해 현행범 체포했다. 경찰은 지난 2일 A씨를 같은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 사건에 적용된 혐의는 형법 제116조의3에 규정된 공공장소 흉기소지죄다. 정당한 이유 없이 도로와 공원 등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공공장소에서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흉기를 소지하고 이를 드러내 공중에게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킨 경우 처벌하는 규정이다.

 

이 조항은 최근 잇따른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예방적 대응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신설됐다. 과거에는 단순히 흉기를 들고 있는 행위만으로는 처벌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7조에 흉기휴대 우범자 규정을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곤 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해당 규정을 적용하려면 흉기가 실제 폭력 범죄에 사용될 우려가 구체적으로 입증돼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이 때문에 단순히 흉기를 들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범죄 성립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형법 제116조의3은 이러한 입증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규정이다. 다만 단순 소지만으로 처벌되는 것은 아니며 흉기를 드러내 공중에게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유발해야 범죄가 성립한다.

 

또 같은 조에 따르면 흉기의 범위도 비교적 넓게 해석될 수 있다. 칼이나 가위, 송곳뿐 아니라 망치와 같은 둔기 역시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위해를 가할 수 있다면 흉기로 평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민 박세희 변호사는 “공공장소에서 발생할 수 있는 흉기 범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예방적 형사 규정”이라며 “흉기의 범위와 공포심 유발 기준 등 구체적인 적용 범위는 향후 수사와 재판을 통해 판례로 정립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