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한 오토바이 두 번이나 털린 경찰서…‘관리 소홀’ 논란

경찰서·파출소에서 잇따라 도난 발생
경남경찰청, 관리부실 감찰 진행 예정

 

경찰이 압수해 보관 중이던 오토바이가 두 차례나 도난당했다가 뒤늦게 회수되는 일이 벌어졌다.

 

1일 경남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이 압수한 오토바이는 지난달 3일과 16일 두 차례에 걸쳐 잇따라 도난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등학교 1학년 A군은 지난 8월 30일 오후 10시쯤 경남 함안군 칠원읍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125cc 오토바이 1대를 훔쳤다. 그는 훔친 오토바이를 타고 창원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다음 날 오전 4시 30분쯤 ‘소음이 심하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붙잡혔다.

 

경찰은 A군이 해당 오토바이를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압수해 창원서부경찰서에 보관했다.

 

A군은 지난달 3일 새벽 친구 B군과 함께 경찰서 직원 주차장 펜스를 넘어 침입했다. 두 사람은 경찰서 대형 압수물 창고 앞에 세워져 있던 오토바이를 훔쳐 달아났다.

 

하지만 경찰은 오토바이가 도난당한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9월 13일 오후 6시 28분쯤 ‘번호판 없는 오토바이가 거리를 달리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10대들이 번호판 없는 오토바이와 함께 있는 것을 확인했고 해당 오토바이를 다시 압수해 북면파출소에 보관했다.

 

그런데 사흘 후인 9월 16일 오후 10시쯤 신원 불상자가 파출소 주차장에서 이 오토바이를 또다시 훔쳐 달아났다. 이어 9월 18일 오전 4시쯤 오토바이 소음 신고가 접수됐고, 경찰은 A군이 북면파출소에서 도난당한 오토바이를 타고 있는 모습을 포착했다.

 

당시 A군은 경찰의 정지 신고를 무시하고 약 1.6km가량을 도주하다 과속 방지턱에 걸려 넘어지면서 붙잡혔다. 이 과정에서 A군은 뇌출혈로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현재 입원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압수된 오토바이가 처음 도난당한 지 2주가 지난 9월 19일에야 이를 회수했다. 또 A군과 B군을 무면허 운전과 절도 혐의로 입건하고, 파출소에서 도난당한 오토바이를 A군이 어떻게 타고 있었는지 등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한편 압수물 보관 관리가 부실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경남경찰청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면밀한 감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