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저는 2024년에 화성교도소에서 중식조리기능사 과정을 이수하고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선발 방법
중식조리기능사는 6개월 과정으로,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30명씩 선발하는데, 아무래도 요리를 한다는 메리트가 아주 큰 공과여서 화성교도소의 다른 직업훈련 과정들보다는 경쟁률이 높습니다. 때문에 1지망으로 신청하시더라도 선발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훈련 과정
원칙적으로는 필기 3개월, 실기 3개월이 정해진 연습 기간이지만 3개월로는 실기 연습 시간이 부족합니다. 때문에 필기 2개월 차부터 칼을 갈기 시작하여 필기와 실기 연습을 병행합니다.
필기 공부
전국 각지에서 부푼 꿈을 가지고 이송 온 수용자들이 가장 크게 후회하고 곡소리를 내는 때가 필기시험 연습 1개월 차입니다.
교재를 딱 펼치면 온통 모르는 단어들투성이입니다. 각종 세균, 비타민, 곰팡이, 전염병 등 외워야 할 것이 정말 많은데, 교수님이 알아서들 외우도록 놔두시질 않습니다.
매일 평균 10페이지 정도 되는 방대한 양의 깜지 숙제를 내주시는데, 안 해 오거나 빠뜨린 부분이 있으면 봐주는 것 없이 스티커를 발부합니다.
교재를 그대로 복사하는 깜지 숙제는 보통 빠르면 두 시간, 느리면 네 시간도 걸립니다. 물론 이렇게 깜지를 쓴다고 외워야 할 것들이 머릿속에 들어오지는 않습니다.
시험 합격을 위한 공부는 매일 3~4개씩 푸는 과년도 모의고사들과 교수님의 강의를 통해 해야 합니다.조금만 마음먹고 공부하면 충분히 60점을 넘겨 합격할 수 있지만, 공부를 안 하고 묻어가기식으로 생각하면 난이도가 있기 때문에 절대로 합격 못 합니다.
실기 연습
필기에 합격만 하면 이제부터는 행복 시작입니다. 처음 중식조리기능사 훈련과정을 신청할 때 상상했던 그 모습이 현실이 됩니다.
탕수육, 깐풍기, 라조기, 깐쇼새우, 유니짜장, 마파두부, 울면, 고추잡채, 난자완스 등 스무 가지 메뉴가 시험 범위입니다.
그중 두 가지 요리가 랜덤으로 시험 문제로 출제되는데, 한 가지 요리를 적어도 세 번은 해봐야 숙달이 되기 때문에 하루도 빠짐없이 2~3가지의 요리를 합니다.
실습 초반엔 음식 퀄리티도 잘 안 나오고, 기강도 잡을 겸 만든 요리들을 폐기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조금만 지나면 자신이 만든 음식과 더불어 남이 만든 음식까지 모두 시식할 수 있도록 해주십니다. 조리 과정이나 재료를 외우는 것이 조금 헷갈리기는 하지만 계속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몸에 익습니다.
시험 관련
필기 시험은 CBT(Computer Based Test) 형식으로, 온라인으로 치러집니다. 합격 커트라인은 60점입니다.실기 시험은 50~70분 사이에 랜덤으로 출제되는 음식 두 가지를 만들어 내면 됩니다.
감독관들이 돌아다니며 위생 상태와 조리 과정 등을 보며 점수를 매기는데, 완성 후에 음식 간을 보지는 않기 때문에 겉모습만 괜찮다면 대부분 합격을 줍니다.
다만 음식을 태우거나 들어가지 않는 재료를 넣으면 바로 실격입니다. 그리고 위생을 정말 중요시하기 때문에 요리 중간중간 도마와 칼은 씻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후기
실기는 요리 경험이 아예 없는 저도 합격할 만큼 어렵지 않지만, 필기에 낙방하면 실기의 그 즐거움을 누릴 수가 없습니다.
동료 훈련생 중에 중식집에서 20여 년간 일하신 분이 계셨는데, 예상외로 그분이 필기 시험에서 너무 쉽게 떨어지시더군요.
필기 시험 합격이 마냥 쉽지는 않은 겁니다. 신청하실 때 3개월 정도는 고생도 하고 공부도 꽤 하실 각오로 신청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맛있게 만들어진 중화요리를 먹을 때의 기분은 여기가 교도소가 맞나 싶을 정도로 황홀합니다. 요리에 흥미가 있는 분,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강력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