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법원이 선고한 성범죄 판결을 분석한 결과 침해 유형과 범행 수법에 따라 실형과 집행유예가 극명하게 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가 형량을 결정하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더시사법률>이 리걸테크 엘박스를 통해 최근 선고된 성범죄 판결 20건을 분석한 결과 형량은 대체로 징역 2~3년 선에서 형성됐다.
피해자와의 관계는 지인 또는 신뢰관계 기반에서 발생한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불법 촬영이나 초면 강간 사건에서는 합의가 쉽지 않아 형사 재판 과정에서 고액의 합의금이 여러 차례 제시된 사례도 확인됐다.
실제로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를 길거리에서 자신의 주거지로 데려가 강간한 사건은 범행 수법이 매우 불량하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1억 원이 넘는 금액을 지급하며 합의한 점이 인정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강간치상과 준강간미수가 연이어 발생한 다른 사건에서도 피해자들의 공포가 컸다는 점이 지적됐지만, 전원 합의가 성립돼 징역 3년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반면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사건에서는 실형 선고 경향이 두드러졌다. 술에 취해 항거가 어려운 피해자를 상대로 한 준강간 사건은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단돼 징역 3년 실형이 선고됐다. 범행 장소가 피해자의 영업장 내부였고, 피해자가 범행 직후 남편에게 상황을 그대로 알린 정황 등이 양형에서 중하게 고려됐다.
성추행·강제추행 사건에서도 유사한 양형 구조가 나타났다. 술에 취해 저항이 곤란한 피해자를 반복적으로 추행한 준강제추행 사건은 추행 부위와 정도가 가볍지 않았지만, 피고인이 동종 전과가 없고 변론 종결 직후 합의를 이룬 점이 참작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반복 촬영, 다중이용시설 침입, 딥페이크 제작·반포 등 비접촉형 성범죄에서는 실형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남성 탈의실에서 약 60분간 불법 촬영을 한 사건은 피해자들과 합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징역 6개월 실형이 선고됐다.
여자 화장실에 60회 이상 침입해 촬영한 사건도 범행 반복성과 장소의 폐쇄성, 영상물의 수위 등이 중대하게 평가돼 징역 8개월 실형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촬영 수법의 반복성과 조직성 등을 실형 선고 사유로 명시했다.
다만 비접촉형 범죄에서도 초범 여부, 반성 태도, 일부 피해 회복 등은 집행유예 선고에 유리한 요소로 작용했다. 피해자의 얼굴과 타인의 나체·성행위 사진을 합성해 수십 차례 반포한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초범이고 일부 합의가 이뤄진 점을 들어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피해자의 얼굴과 타인의 나체·성행위 사진을 합성해 수십 차례 유포한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초범이고 일부 합의가 이뤄진 점을 들어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준강간·강간 사건 등은 징역 2년 이상, 비접촉 촬영·반포 범행은 6개월~1년, 유사강간 사건은 1년 내외의 형량이 선고됐다.
여기에 초범 여부, 전과 유무, 재범 위험성, 범행 후 태도, 피해자와의 합의 또는 공탁 여부 등이 집행유예 선고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반복 적용됐다.
형사 전문가들은 불법 촬영·딥페이크 등 비접촉형 성범죄의 실형 기준이 점차 강화되는 추세를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초범 여부와 합의 성립은 양형에서 감경 사유로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민 박세희 변호사는 “재판부는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를 가장 강력한 정상참작 사유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며 “단순 공탁이나 반성문 제출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합의 노력을 기울여야 현실적인 대응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