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이 피고인으로 선 내란 사건 재판이 전면 중계되면서, 재판 내용뿐 아니라 재판장의 소송 지휘 방식까지 여론의 평가 대상이 되고 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내란 특검법 개정에 따라 지난 10월 말부터 주요 내란 사건 재판이 순차적으로 중계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시청자들은 재판부의 발언 개입 방식과 제지 태도, 법정 분위기 전반을 실시간으로 접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재판장 지귀연 부장판사의 비교적 유연한 소송 지휘를 두고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엇갈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지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조지호 경찰청장 등 핵심 내란 사건을 심리 중이다.
지 부장판사가 재판 도중 “배고플 때 되면 이러시더라구”, “슬픈 표정하지 마시고”, “많으세요? 아이구”, “어우 시간이 참 속절없이 흘러가네” 등 비교적 완곡하거나 농담 섞인 표현을 사용한 장면들이 확산되면서, 일부에서는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 것 같다”, “엄정해야 할 내란 재판의 성격에 비해 가볍게 보인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내란 특검팀과 피고인 측이 날 선 공방을 벌이는 상황에서 웃음이나 완화된 표현으로 중재하는 모습에 대해 “재판정의 위엄이 약화돼 보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러한 평가가 확산되면서 재판장의 태도가 피고인에게 지나치게 우호적인 것 아니냐는 의혹으로까지 번지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영상은 조회 수를 노린 단편적 장면 위주의 편집 형태로 유통되며, 인신공격성 표현이나 과도한 해석을 낳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다른 재판부와의 대비를 통해 비판 수위가 높아지는 경우도 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및 위증 혐의 사건을 심리 중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이진관 부장판사가 법정 소란을 일으킨 김 전 장관 측 변호인들에게 감치를 명령하는 등 단호한 소송 지휘를 보이자, 두 재판장의 스타일 차이가 더욱 부각됐다.
이와 관련해 일부 댓글에서는 “대충 넘어가지 않아 보기 좋다”, “상식적이고 일반적인 재판장의 모습”, “속이 시원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이 부장판사의 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다만 법조계 안팎에서는 사회적 관심이 큰 사건이 중계되는 이상 재판장의 소송 지휘 방식과 법정 분위기에 대한 평가가 뒤따르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시에 말투나 태도만으로 재판의 공정성이나 결론을 단정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자칫 재판의 독립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법조계 한 인사는 “재판부가 항상 엄격한 태도로만 일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유연한 소송 지휘 역시 충분히 가능한 방식”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현직 부장판사도 “유연한 소송 지휘를 하는 판사도 있고, 단호한 소송 지휘를 하는 판사도 있다”며 “재판 중계로 인해 소송 당사자들의 ‘보여주기식 행동’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재판장의 부담이 커진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송 지휘를 유연하게 하면서도 판단은 엄격할 수 있고, 그 반대도 가능하다”며 “소송 지휘 방식만으로 재판 결과를 예단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