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여친 촬영된 신작” 60만건 유통…‘N번방’보다 악랄한 불법사이트 적발

최소 범죄수익 40억원 추정
경찰, 운영자‧업로더 추적 중

 

사회적 공분을 샀던 ‘N번방’과 ‘소라넷’과 유사한 방식으로 운영된 대규모 불법 촬영물 사이트가 적발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9일 JTBC에 따르면 해당 사이트는 2022년 중순 개설돼 최근까지 운영된 것으로 파악됐다. 가입만 하면 접근 가능한 갤러리에는 ‘와이프 첫 공개’, ‘7년 만난 전 여자친구’ 등의 제목이 붙은 불법 촬영물이 다수 게시돼 있었으며, 여성의 치마 속을 몰래 촬영한 영상도 확인됐다.

 

사이트는 게시글이나 댓글을 작성하면 포인트를 지급하고, 이를 통해 유료 콘텐츠에 접근하도록 설계됐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를 성적으로 비하하는 댓글도 다수 게시된 것으로 조사됐다. 17년간 불법 촬영물과 이른바 리벤지 포르노를 유통하다 폐쇄된 ‘소라넷’과 유사한 운영 방식이다.

 

공익 제보자인 A씨는 JTBC에 아동 성 착취물 유통 가능성도 제기했다. A씨는 “누가 봐도 미성년자로 합리적 의심이 가능한 영상들이 다수 게시돼 있었다"며 “게시물 수는 약 60만 건이고, 회원 수는 54만 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특히 ‘미공개신작’ 게시판은 최근 촬영된 불법 영상이 예고 형태로 올라오는 공간으로, 이용자 반응을 통해 실제 유포로 이어지는 핵심 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이트에서 가장 많은 불법 촬영물을 게시한 이용자는 ‘신작전문가’라는 아이디로 활동한 인물로, 2023년 초부터 400건이 넘는 영상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까지도 추가로 100건의 촬영물을 공개하겠다는 예고 글을 게시한 상태였다.

 

이 이용자는 영상 속 여성의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하지 않은 채 공개하고, “여성의 얼굴을 아는 사람이 댓글을 달면 선물을 주겠다”는 내용의 글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 A씨는 “확인된 유료 충전은 8227건에 이르며, 추적이 어려운 가상자산 결제 방식이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확인된 IP 상당수는 일반 가정용 IP”라며 “구매한 불법 촬영물 내역이 상당 부분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최소 충전 금액인 3만원을 기준으로 계산해도 사이트 운영자가 벌어들인 범죄수익은 4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불법 도박사이트 광고와 제휴 수익까지 포함할 경우 실제 수익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은 전담 수사팀을 꾸려 사이트의 IP와 서버 기록을 확보하고, 운영자와 주요 업로더의 신원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사이트 차단 및 폐쇄도 요청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