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인천 일대에서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빌라를 사들인 뒤 임차인들로부터 수백억 원대 전세보증금을 가로챈 이른바 ‘1세대 빌라왕’이 1심에서 징역 10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김지영 판사는 사기, 사문서 위조 및 위조사문서 행사 혐의로 기소된 진모(54) 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기자본을 거의 투입하지 않은 채 자신과 타인, 법인 명의로 약 700채에 이르는 빌라 등을 취득했다”며 “부동산 시세가 오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 속에 실질적으로 관리가 어려울 정도로 임대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의 빌라 수와 피해액 규모가 상당하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의 사기 범행으로 다수의 피해자가 임대차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해 주거의 안정이 심각하게 위협받았다”며 “피해자들은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대위변제를 받거나 직접 경매 절차에 참여하는 등 보증금 회수를 위해 장기간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고, 그 과정에서 경제적 부담과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나이와 범행의 동기·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진 씨는 자기자본 없이 빌라를 매수한 뒤 매매가격보다 높은 전세보증금을 받아 차액을 챙기는 방식으로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총 772채의 주택을 매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전세보증금을 매매대금과 같거나 더 높게 설정해 임차인의 보증금으로 주택 매매대금을 충당하는 이른바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범행을 이어왔다.
특히 매매계약과 전세계약을 동시에 체결해 차익을 ‘리베이트’ 명목으로 나눠 갖고 소유권을 이전받는 이른바 ‘동시 진행’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전세보증금이 주택 가치를 초과하는 ‘깡통전세’가 대량으로 발생했다.
진 씨는 신규 임차인의 보증금으로 기존 임차인의 보증금을 반환하는 ‘돌려막기’ 방식으로 버텨오다 결국 이를 감당하지 못했고, 임차인 227명으로부터 총 426억6000만 원의 전세보증금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와 별도로 동일한 수법으로 다른 피해자 5명에게서 1억7300만 원에서 2억6500만 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도 추가로 적용됐다.
아울러 범행 과정에서 월세계약서 등 사문서를 위조해 행사한 혐의 역시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