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불법행위자에 구상권을 행사하기 위한 대응 방식은?

 

Q. 안녕하세요. 저는 문화재보호법 위반으로 단기 1년 6개월, 장기 2년을 선고받아 현재 복역 중입니다.
텔레그램을 통해 처음 알게 된 공범이 ‘간단한 고액 알바’라며 제안을 해왔습니다. 그날 경복궁 담벼락에 락카로 홍보 글만 쓰면 된다고 했고, 대가로 500만원을주겠다고 했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이어서 믿기 어려웠고, 선입금을 해 주면 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에 공범은 “먹튀하는 사
람이 많아 그동안 피해를 많이 봤다”며 영상통화와 캡처 화면을 통해 대차 내역과 코인 송금 내역을 보여주었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보고 공범을 어느 정도 신뢰하게 됐습니다.

 

공범은 장소를 알려주면서 마스크와 락카를 구매해야 한다고 했고, 교통비 5만원과 물품비 5만원을 지원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대리 이체를 통해 총 10만원을 입금받았고, 새벽에 택시를 타고 종로 인근 골목에서 내려 안내받은 대로 1분 정도 걸어가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그곳에서 홍보 문구를 작성했고 작업을 마친 뒤 현금을 받을 장소를 물었지만, 공범은 제게 일단 수원역으로 가라고 했습니다.


제가 수원역에 도착하자 공범은 연락을 끊고 제 연락을 차단했습니다. 결국 저는 교통비와 락카 비용으로 받은 10만원 외에는 아무런 돈도 받지 못한 채 억울하게 실형을 살게 됐습니다. 현재 이 사건과 관련
해 3명이 공동으로 총 1억7000만원의 구상금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인데 이 구상권을 실제 공범에게 넘길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선우 김문정 변호사입니다. 질문 주신 사안은 공동불법 행위자 간 구상권 행사와 관련되는 것으로, 다음과 같이 답변드립니다.

 

1. 공동불법행위와 구상권의 법리

가. 공동불법행위자의 연대책임
여러 명이 공동의 불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연대하여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민법 제760조 제1항). 질문하신 사안의 경우 3명이 공동으로 문화재보호법을 위반하여 문화재에 손해를 가한 것으로 이는 공동의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따라서 각자가 피해자(국가 또는 문화재 관리 주체)와의 관계에서 손해배상채무 전액에 대하여 연대책임을 부담하게 됩니다. 이런 법리로 질문자님이 1억7000만원 전체에 대해 책임을 지게 되는 것입니다.

 

나. 구상권의 발생
공동불법행위자는 채권자와의 관계에서는 연대책임(부진정연대채무)을 지되, 공동불법행위자들 내부관계에서는 일정한 부담 부분이 있고, 이 부담 부분은 공동불법행위자의 과실의 정도에 따라 정해집니다. 공동불법행위자 중 1인이 자기의 부담 부분 이상을 변제하여 공동의 면책을 얻게 했을 때에는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에게 그 부담 부분의 비율에 따라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0다 69712 판결).

 

2. 귀하의 사안에 대한 구체적 검토
가. 구상권 행사의 가능성

만약 질문자님께서 1억7000만원의 구상금 중 자신의 부담 부분을 초과하여 변제한 경우, 다른 공동불법행위자들인 공범들 각각의 부담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질문하신 사안의 경우, 텔레그램을 통해 처음 알게 된 공범의 제안으로 범행에 가담하였으나 실제로 받은 금액은 교통비와 물품비 명목의 10만원에 불과하며, 대가로 받기로 한 500만원을 전혀 받지 못한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여 공범들 간의 부담비율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나. 내부적 부담비율의 결정
공동불법행위자들 사이의 내부적 부담비율은 각자의 과실의 정도, 범행에서의 역할, 취득한 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범행을 기획하고 주도한 자가 질문자가 아니라 다른 공범이라는 점, 질문자님은 단순히 텔레그램 모집 광고글을 보고 범행에 가담한 점, 다른 공범이 질문자를 기망하여 범행에 가담시킨 점, 질문자님은 경복궁 담벼락에 홍보 글을 쓰는 역할을 담당하긴 했으나 다른 공범의 지시를 따른 것에 불과하다는 점, 범행 대가로 10만원을 받기는 했으나 공범은 이 사안 범행으로 더 큰 이익을 취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 등을 종합해보면, 범죄행위에 대한 질문자님의 내부적 부담비율은 다른 주된 공범보다 낮게 책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3. 구상권 행사에 있어 현실적인 문제점
가. 공범의 특정 및 소재 파악

구상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공범의 신원을 특정해야 하고 공범의 소재를 파악해야 합니다. 질문자님의 경우 텔레그램으로만 연락하고 실제 만난 적이 없다면, 공범의 신원 특정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다만, 형사사건 수사과정에서 공범이 특정되었다면 그 정보를 활용할 수는 있습니다.


나. 공범의 무자력
공범에게 변제능력이 없다면 구상권을 행사하더라도 실제로 이를 집행하여 회수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법적으로는 구상권이 인정되더라도 실질적인 구제를 받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다. 소멸시효
구상권의 소멸시효는 변재한 날로부터 10년입니다(민법 제162조 제1항). 따라서 구상권을 행사하고자 한다면 시효 완성 전에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4. 결론
귀하는 1억7000만원의 구상금 중 자신의 부담 부분을 초과하여 변제한 경우,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인 공범에게 그의 부담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425조, 제760조). 다만 구상권의 실제 행사를 위해서는 공범의 신원 특정 및 소재 파악, 공범의 변제능력 확인, 내부적 부담비율에 대한 합리적 근거 마련, 소멸시효 관리 등이 필요합니다.


질문하신 사안에서 공범이 범행을 주도하고 귀하를 기망하여 가담시켰고 귀하는 실제로 거의 이익을 취득하지 못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내부적 부담비율에서 귀하에게 유리한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이는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셔서 보다 상세한 상담을 받으시고 법적 대응을 고려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