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자유를 꿈꾸는 모든 분들께(화성직업훈련교도소)

 

안녕하세요. 저는 2년 4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재판을 받은 끝에 형이 확정되어 최근 기결수가 된 사람입니다. 항소에 상고를 거치며 여러 교도소를 오갔는데, 그 과정에서 정말 다양한 분들을 만났습니다.

 

20대 젊은 나이에 중형을 선고받고 그동안 일궈온 모든 노력이 순간 물거품이 되어 삶의 의욕마저 상실한 분도 있었고, 2년여 전 교도소에서 만날 무렵 출소하고 사회 복귀를 했었는데 몇 달 만에 다시 죄를 짓고 들어와 금방 교도소에서 재회한 분도 있었습니다.

 

또 30년간 공직 생활을 한 공무원이었는데, 뇌물수수죄로 재판을 받으며 그동안 쌓은 커리어가 무너진 분도 생각납니다. 이처럼 삶이 무너진 이들을 보며, 개인적으로 저 자신에 대한 깊은 상실감과 환멸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저는 학창 시절 지독했던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교 1등을 목표로 공부한 적이 있습니다. 대학 시절에는 높은 학점을 취득하기 위해, 취준생 시절에는 대기업을 목표로 달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좋은 방향을 설정하는 것보다는 남들보다 앞서갈 수 있도록 속도를 내는 것에 치중하게 됐습니다.

 

몇 번의 실패도 겪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실패를 받아들일 마음의 여유가 없었고, 한 번에 큰돈을 벌어들이기 위해 불법적인 방법으로 금전적 이득을 추구하다가 결국 모든 것을 잃게 됐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새로운 것도 배웠습니다.

 

유난히 무더웠던 작년 여름, 언론에 ‘94세에 36세의 몸 나이’를 자랑하는 일본인 할머니 사로히데 씨에 대한 이야기가 소개되어 스크랩해 두었습니다. 그녀는 틈틈이 생활 운동을 하고, 호기심을 잃지 않으며,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갖는 것으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동일본 대지진과 전쟁을 겪은 역사의 산증인으로서, 산다는 것의 참담함을 경험한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삶의 고귀함 역시 깨달았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녀의 이야기를 읽으며, 사회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최근에는 십수 년간 억울하게 살인죄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복역하다가 재심을 통해 무죄 선고를 받은 이른바 ‘순천 막걸리 살인사건’의 당사자분 이야기를 보았습니다. 수십 년 전 누명으로 현재까지도 복역하며 재심을 준비하시는 분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철창 안에 갇혔어도 재도약을 꿈꾸며 희망을 가지고 내일을 준비하는 분들이 계시다는 것에 같은 수감자로서 깊은 감동을 얻고 있습니다. 극강의 지루함이 느껴지는 주말 저녁, EBS ‘세계 테마기행’ 프로그램을 보며, 언젠가 출소를 하게 된다면 저 먼 이국 땅에서 자유를 느끼며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상상을 해봅니다.

 

또 출소하게 되면 내가 경험하는 이 자유가 누군가에게는 그토록 꿈꾸는 소중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며 진정한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싶습니다. 지금 이 순간, 진정한 자유를 꿈꾸는 모든 수용자분들게 희망과 용기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