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헌금 수수 의혹을 받는 강선우 의원에 대해 경찰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수사가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다만 핵심 피의자의 해외 출국과 조사 시점 등을 둘러싸고 경찰의 늑장 수사와 정치권 눈치보기 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12일 기자 간담회에서 1억원의 공천헌금을 수수한 의혹과 관련해 강 의원과 남모 전 사무국장, 김경 서울시의원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전날 김 시의원의 귀국에 맞춰 이들의 자택과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의원은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남 전 사무국장을 통해 김 시의원으로부터 공천 대가 명목의 1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의혹은 강 의원이 김 시의원이 건넨 돈을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과 상의하는 내용의 녹취가 공개되며 불거졌다. 경찰은 해당 자금이 실제 공천 대가였는지 확인하기 위해 당시 민주당 공천 과정 전반에 대한 수사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박 청장은 “강 의원과 관련자 모두에 대해 출국금지를 조치했다”며 “조만간 강 의원에 대한 소환 조사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전날 귀국한 김 시의원에 대해 약 3시간 반 동안 조사를 진행했으며 조속히 재소환할 방침이라고더 설명했다. 박 청장은 “시차와 건강 문제로 장시간 조사가 어려운 상태였다”며 “배려가 아니라 조사가 가능한 여건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시의원은 조사 과정에서 강 의원에게 1억원을 전달했다는 취지의 자술서 내용을 대체로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피성 출국과 메신저 삭제 의혹에도 불구하고 긴급체포나 체포영장을 신청하지 않은 점을 두고 제기된 비판에 대해 박 청장은 “긴급체포는 요건이 필요하다”며 “전체적인 수사 계획에 따라 진행 중이라 구체적 사안은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경찰은 늑장 수사 지적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박 청장은 “김 시의원의 출국 당시 사건이 아직 수사관에게 배당되지 않은 상태였다”며 “지난 2일 사건 배당 직후 바로 입국 시 통보 조치를 신청했다. 늦은 것이 아니라 절차상 오히려 빠르게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사안의 중대성과 혐의의 무게를 고려할 때 경찰의 대응이 지나치게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김웅 전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출국금지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핵심 피의자가 해외로 출국했고 이후에도 체포영장 없이 입국 시 통보 요청에 그친 점은 봐주기 수사의 일환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휴대전화 폐기나 교체 수사 정보 유출에 따른 말맞추기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한편 박 청장은 동작경찰서가 김병기 의원의 공천헌금 수수 관련 탄원서를 접수하고도 이를 묵살했다는 이른바 ‘암장’ 의혹에 대해 일부 미흡함을 인정했다. 동작서는 해당 사안을 지난해 4월부터 8월까지 내사한 뒤 무혐의로 종결한 바 있다.
박 청장은 “서울청 차원에서 총 3차례 보완 수사 지휘와 1차례 최종 승인 지휘가 있었다”며 “당시 수사관의 보고가 이뤄지지 않았다. 주된 범죄 사실 수사를 마친 뒤 추가로 들여다볼 계획이었던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김 의원과 관련해 접수된 고발은 12개 의혹에 대해 23건에 이른다”며 김병기 의원 아내의 동작구의회 업무추진비 유용 의혹 내사 종결 과정과 관련한 수사 무마 청탁 의혹에 대해서도 경찰은 감사를 통해 절차상 문제가 있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