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2년 만에 일선 경찰서 정보과 부활을 추진하면서 조직 명칭과 기능을 함께 손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과거 정치 개입과 민간인 사찰 논란으로 비판받았던 정보경찰 이미지를 벗고 협력 중심 기능을 강조하겠다는 취지다.
26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청은 상반기 일선 정보과 재편에 맞춰 ‘정보관’ 명칭을 ‘경찰 협력관’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경찰 내부에서는 ‘정보’라는 표현이 감시와 사찰 이미지를 남긴 만큼 지역 사회와의 협력 창구 역할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명칭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 업무를 담당하는 경찰관은 참여정부 이전까지 ‘정보 형사’로 불리다가 2005년 ‘정보관’으로 명칭이 변경된 바 있다.
경찰은 명칭 변경과 함께 업무 범위도 조정할 계획이다. 재난·재해와 같은 안전사고 예방과 집회·시위 등 공공 갈등 관리에 역량을 집중하고 지역 토착 세력과의 유착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순환 인사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국가경찰위원회는 경찰이 보고한 운영 방식대로 제도가 작동한다면 정치 개입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의 정보활동은 법령상 공공안녕에 대한 위험을 예방하고 대응하기 위한 범위로 한정된다. 경찰관직무집행법 등에 따르면 경찰은 범죄 예방이나 재난 대응, 집회로 인한 공공 갈등 관리 등 공공안전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작성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정보활동은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서 이뤄져야 하며 정치 관여 목적의 정보 수집이나 사생활 정보 수집은 금지된다. 수집된 정보 역시 목적 외 사용이 제한되고 필요성이 사라지면 폐기해야 한다.
경찰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도 법률로 규정돼 있다. 경찰공무원법은 공무원이 직위를 이용해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활동에 관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경찰은 2021년 경찰공무원법 개정을 통해 이러한 정치적 중립 의무를 보다 명확히 했으며 위반 행위가 확인될 경우 징계나 수사 의뢰가 가능하도록 내부 통제 장치를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시민사회는 정보과 부활 자체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정보 조직이 확대되는 것이 정치적 악용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는 주장이다.
참여연대는 최근 성명을 통해 “정보 수집 활동을 감시할 민주적 통제 장치가 없는 상태에서 정보과를 부활시키는 것은 정치적 악용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비판했다.
시민사회는 과거 정보경찰이 시민 동향을 광범위하게 파악하거나 정치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반복됐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과거 경찰 조직이 온라인 여론 대응 활동에 관여하거나 선거 관련 정보 활동을 벌이다 재판에서 문제가 된 사례도 있었다.
법조계에서는 명칭 변경만으로 논란이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정보 활동 자체가 공공안전 유지라는 기능을 갖고 있지만 정치 영역과 충돌할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민의 박세희 변호사는 “국정원 사례에서 보듯, 정보를 수집하는 기관이 동시에 수사를 담당할 경우 인권 침해 위험이 커질 수 있다”며 “정보 기능을 분리하거나 최소한 실효성 있는 통제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