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에 수감 중인 100억원대 사기 혐의 유튜버 유정호의 자필 편지가 공개됐다. 편지 내용을 두고 박경식 전 ‘그것이 알고 싶다’ PD와 표창원 소장의 판단이 엇갈렸다.
지난 23일 공개된 웨이브 시사교양 프로그램 ‘읽다’에서는 현재 교도소에 복역 중인 유정호의 자필 편지가 소개됐다. 방송은 유정호의 편지 내용을 중심으로 그의 주장과 이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상반된 해석을 조명했다.
유정호는 한때 ‘사이버 렉카’ 시대를 연 인물로, 구독자 100만 명이 넘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기부와 선행 이미지를 쌓아온 유명 유튜버였다.
그러나 현재 그는 수십억원대 사기 범행으로 유죄가 확정돼 복역 중이다. 표창원 소장은 유정호에 대해 “기부와 선행의 아이콘에서 100억원대 사기꾼으로 순식간에 전락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유정호는 2022년 2월, 유명 유튜버라는 지위를 내세워 지인들로부터 약 15억원을 빌린 뒤 이를 갚지 않은 혐의로 기소돼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이어 2023년 8월에는 지인들로부터 사업자금 명목으로 113억 6천여만원을 가로챈 혐의가 추가로 인정돼 징역 2년 6개월이 더해졌고, 총 징역 7년 6개월이 확정됐다.
이날 공개된 자필 편지에서 유정호는 자신이 ‘도박에 빠져 사기를 저지른 인물’이라는 평가를 부인하며, 오히려 거대한 사건에 휘말린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들에게 작업당했다”는 표현을 반복하며, 자신이 치밀한 감시와 조작의 대상이었다고 적었다.
유정호는 편지를 통해 화장품 회사를 운영하던 중 코인 회사 대표 ‘한모씨’를 알게 됐고, 이후 공황장애로 정상적인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유튜브 채널과 회사를 수십억원에 넘기게 됐다고 주장했다.
또 한씨 측 직원의 권유로 주식 리딩방에 참여했다가 투자금 전액을 잃었고 이를 만회하려다 파워볼 도박에까지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씨와 직원, 리딩방 총판이 한통속일 수 있다”며 “도박에 빠져 사기를 쳤다는 오명을 벗고 싶다”고 호소했다.
특히 유정호는 자신에게 배정된 운전기사가 한씨 측에 자신의 동선과 통화 내용, 개인적 약점까지 보고하는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차를 긁고 혼날까 봐 불안해하던 20대 초반의 기사가 차 안에서 울먹이며 사실을 털어놨다”며 이후 해당 기사가 일부러 거짓 보고를 하기로 했다고 적었다.
한씨 측 인물들로만 구성된 회사, 감시 목적의 운전기사 배치, 회사 매각대금을 차용 형식으로 바꾼 정황 등을 하나의 퍼즐처럼 연결하며 자신이 조직적인 조작의 대상이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박경식 PD는 “편지의 서사가 전부 허구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정도로 구체적인 장면을 통째로 지어내기는 쉽지 않다”며 “비슷한 실제 경험이 있었고, 그로부터 파생된 이야기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 유정호의 과거 영상을 언급하며 “사건 전후 1~2년 동안 극심한 불안과 감정 기복이 반복됐다”며 공황장애 주장을 전적으로 배척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표창원 소장은 유정호의 편지를 전형적인 ‘혼합 서사’로 규정했다. 그는 “완전히 꾸며낸 이야기보다 실제 있었던 사실에 살을 붙이는 방식이 훨씬 설득력을 갖는다”며 “운전기사가 있었고, 사고가 있었고, 위로를 했다는 정도는 사실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 조각들이 모두 거대한 음모로 이어진다는 연결은 검증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표창원 소장은 “수십억원이 걸린 상황에서 한씨가 유정호의 상태를 관리하려 했을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그 자체를 조직적 사기와 동일시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박경식 PD가 유정호의 경제적 미숙 가능성을 언급하자, 표창원 소장은 “그런 경우는 매니지먼트가 대신 판단하는 구조에서나 성립한다”며 “유정호는 채널과 회사를 키울 때까지 스스로 모든 결정을 내린 인물”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한씨를 만난 뒤 갑자기 모든 판단을 포기한 바보가 됐다는 전제는 합리적으로 성립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표창원 소장은 유정호의 편지를 반성문이 아니라 지지자에게 보내는 메시지로 해석했다. 그는 “자신을 피해자로 설정해 구독자와 팬들의 동정을 유지하려는 전략일 수 있다”며 “명백한 유죄가 확인돼도 끝까지 오해와 음모를 말하는 정치인들과 유사한 태도”라고 분석했다.
또 “억울함이 있다면 왜 2021년에 갑자기 돈이 필요해졌고, 왜 타인의 돈을 끌어다 쓰게 됐는지를 스스로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경식 PD는 방송 말미에 “설령 유정호의 말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가 사회에 남긴 가장 큰 피해는 신뢰의 붕괴”라고 말했다.
유정호는 편지에 “죄를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참회하고 도박은 사기꾼이 꼬드겨하게 된 것”이라며 “팬분들께 정말 죄송하다”라고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