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과정에서 변호사와 의뢰인이 주고받은 법률자문 내용과 의견서를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변호사와 의뢰인의 비밀유지권을 도입하는 내용을 담은 변호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변호사와 의뢰인 간 법률상담 내용이나 변호사가 작성한 의견서 등을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이나 자료 확보 과정에서 보호하도록 한 것이다. 다만 의뢰인이 공개에 동의한 경우나 범죄와 직접 관련된 경우 등은 예외로 규정했다.
현행 변호사법은 변호사가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해서는 안 된다는 ‘의무’만 규정하고 있을 뿐, 수사기관의 강제수사로부터 이를 보호받을 ‘권리’에 대해서는 명확한 근거를 두지 않았다. 이로 인해 국제적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개정으로 수사 단계에서 변호사와 의뢰인 간 법률자문 내용이 무차별적으로 확보되던 관행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기업 자문이나 형사 방어권 행사 과정에서 보다 자유롭고 실질적인 법률 상담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인권 보호와 방어권 보장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중대한 입법 성과”라며 “비밀유지 의무만 부과하고 이를 지킬 권리는 인정하지 않았던 구조적 한계를 개선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변협은 “비밀유지권은 국민이 법률 전문가의 실질적인 조력을 받기 위해 반드시 보장돼야 할 기본적 권리이자, 수사와 재판의 절차적 정당성을 담보하는 헌법적 안전장치”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법안 취지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위 법령 정비와 수사 관행 개선 등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기업 법무 분야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법무법인 민의 박세희 변호사는 “비밀유지권의 제도화는 기업이 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법률자문을 받을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기업과 법무부서는 비밀유지권 적용을 전제로 자료 관리 체계와 내부 의사결정 구조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