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베팅, '분석 게임'일까, 형법상 '도박'일까?

 

PD: 변호사님, 이번 사건은 인터넷 도박사이트에서 스포츠 경기의 승패나 점수 차를 예측하는 게임이 문제 된 사안입니다. 스포츠는 일정 부분 분석이 가능한 영역인데 이를 형법상 도박으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핵심을 먼저 정리해 주시겠습니까?
김변: 네, ‘형법 제246조가 정한 도박의 개념에 이 사건이 해당하는지 여부’가 사건의 핵심이 되겠습니다. 도박은 ‘재물을 걸고 우연에 의해 재물의 득실이 결정되는 행위’를 말합니다. 이번 사건에서는 게임머니가 재물인지, 그리고 스포츠 결과 예측이 법적으로 ‘우연’에 해당하는지가 판단의 대상이었습니다.

 

 

PD: 먼저 ‘우연’의 의미가 중요해 보입니다. 스포츠 경기라면 선수 전력이나 통계를 통해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고 볼 수도 있는데, 대법원은 이를 어떻게 판단했습니까?
김변: 여기서 말하는 ‘우연’은 결과가 완전히 무작위일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당사자가 그 결과를 확실히 예견하거나 자유롭게 지배할 수 없으면 충분하다는 것이 기존 판례의 입장이었는데요. 대법원도 이를 따랐습니다. 스포츠 경기 역시 다양한 변수에 의해 결과가 좌우되므로, 참가자가 이를 통제할 수 없는 이상 형법상 우연성이 인정된다고 본 것입니다.

 

 

PD: 그렇다면 게임에 사용된 ‘게임머니’는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현금을 직접 건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재물성이 문제 되었을 것 같습니다.
김변: 맞습니다. 이번 판결의 또 다른 쟁점이 바로 그 부분입니다. 대법원은 게임머니의 ‘환전성’에 주목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환전상을 통해 게임머니를 구입하고, 적중 시 지급받은 게임머니를 다시 현금으로 바꿀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구조라면 게임머니는 단순한 점수가 아니라 경제적 가치가 있는 수단으로 보아야 하고, 따라서 형법상 ‘재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PD: 그런데 원심에서는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였습니까?
김변: 원심은 게임머니를 환전했다는 사정만으로는 곧바로 도박을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즉, 환전 행위와 실제 게임 참여 사이의 구체적인 연결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따라서 도박의 구성요건이 엄격하게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PD: 그럼에도 대법원은 이를 파기했습니다. 판단을 달리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김변: 대법원은 전체 거래 경위와 반복성을 종합했습니다. 피고인은 약 6개월간 62회에 걸쳐 1540만원을 입금했고, 환전상을 통해 게임머니를 사고 환전한 사실도 인정되었습니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단순한 우연적 행위가 아니라 재물을 걸고 반복적으로 베팅에 참여한 것으로 볼 수 있고, 도박의 고의 역시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PD: 이번 판결이 실무적으로 갖는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김변: 이번 판결은 세 가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첫째, 스포츠 베팅이라 하더라도 결과를 자유롭게 지배할 수 없다면 형법상 우연성이 인정된다는 것. 둘째, 환전이 가능한 게임머니는 재물로 평가된다는 것. 셋째, 반복적이고 조직적인 환전 구조가 확인될 경우 도박의 고의도 쉽게 부정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온라인 환경이라는 외형과 무관하게 실질적으로 재산적 득실을 걸고 이루어지는 행위라면 형법상 도박으로 평가될 수 있다는 점을 재확인한 판결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