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단을 받은 두 전직 대통령의 형량이 사형과 무기징역으로 엇갈리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원은 두 사건 모두 내란죄 성립을 인정했지만, 범행의 결과와 실행 정도, 양형 판단의 시대적 조건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는 전날 내란 우두머리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비상계엄 선포와 포고령 공고, 국회 봉쇄 시도, 정치인 체포조 운영,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점거 및 서버 반출 시도 등을 국헌 문란 목적의 폭동으로 보고 내란죄를 인정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 적용은 과거 전두환 전 대통령 이후 약 25년 만이다. 1999년 전 전 대통령은 내란 수괴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법원은 12·12 군사반란과 5·17 비상계엄 확대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압 과정에서 군 병력이 동원돼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점을 중대하게 평가했다.
전 전 대통령 사건에서 재판부는 내란 행위가 실제 유혈 사태로 이어졌고 군 내부 질서를 무너뜨린 뒤 정권 장악까지 현실화됐다는 점을 양형의 핵심 사유로 들었다. 단순한 권력 찬탈을 넘어 국민 전체에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남긴 범죄라는 판단이었다.
반면 윤 전 대통령 사건에서는 내란 실행의 결과와 현실화 정도가 다르게 평가됐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범행을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다수 인원을 관여시켜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실탄 사용이나 직접적인 물리적 폭력 사례가 확인되지 않았고, 주요 계획 상당수가 실행에 이르지 못한 점은 참작 사유로 들었다.
또한 범죄 전력이 없고 장기간 공직에 재직한 점, 고령이라는 사정도 양형 요소로 고려됐다. 다만 범행에 대해 진정성 있는 반성이나 사과의 태도를 보이지 않은 점은 불리한 사정으로 지적됐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량을 가른 핵심 요인으로는 범행으로 인한 유혈 사태 발생 여부와 내란이 실제 권력 장악으로 완결됐는지 여부가 꼽힌다.
전 전 대통령 사건은 내란이 현실화돼 국가 질서가 장기간 왜곡된 반면, 윤 전 대통령 사건은 시민과 국회의 대응으로 실행이 저지됐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다.
법조계에서는 현행법상 사형이 법정형으로 존재하지만 장기간 집행이 이뤄지지 않은 현실 역시 재판부 판단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사형 선고는 단순한 법리 판단을 넘어 사법부가 감당해야 할 정치적·사회적 부담이 큰 만큼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항소심에서 다른 결론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는 “이번 윤 전 대통령 판결은 ‘계엄 조기 해제는 시민과 국회의 대응 덕분이므로 이를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한덕수 전 국무총리 사건 1심과 비교 지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란죄는 무기징역 또는 사형만을 법정형으로 규정하고 있어 이른바 ‘예비범’ 개념을 두고 있지 않다”며 “외부 요인으로 범행이 좌절된 경우 양형 기준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에 대한 논쟁은 항소심과 이후 재판 과정에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