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불법행위 가담 의혹을 받는 현직 시·도 경찰청장들이 직위해제 또는 대기발령 조치를 받으면서 지방 경찰 수뇌부의 대규모 공백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9일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헌법존중 정부혁신 태스크포스(TF)가 징계를 요구한 대상자들에게 이날부로 직위해제 또는 대기발령 조치를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조치는 계엄 사태 이후 정부 차원의 첫 인사상 강제 조치다.
앞서 TF는 12·3 비상계엄 과정에서의 가담 여부를 조사한 뒤 경찰청에 총 28명에 대해 징계 또는 주의·경고 조치를 요구했다. 중징계 요구 대상은 16명, 경징계 6명, 주의·경고 6명으로 분류됐다. TF는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치안감급 고위직 상당수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오부명 경북경찰청장, 임정주 충남경찰청장, 엄성규 부산경찰청장, 손제한 경찰청 기획조정관 등이 징계 요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오 청장은 계엄 당시 서울경찰청 공공안전차장, 임 청장은 경찰청 경비국장, 손 기획조정관은 서울경찰청 수사차장을 각각 맡고 있었다.
주의·경고 대상자로 분류된 엄성규 부산경찰청장은 대기발령 조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엄 청장은 비상계엄 당시 강원경찰청장으로 재직하며, 경찰 내부망에 계엄에 대한 문제 제기 글을 올린 강릉경찰서 수사과장에게 우려를 표했다는 이유로 조사를 받았다.
경찰청은 공식 확인을 피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징계 요구 대상자에 대한 직위해제나 대기발령 여부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지역 치안을 총괄하는 시·도경찰청장들이 동시에 직무에서 이탈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상황이다. 앞서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된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등 경찰 수뇌부가 직위해제된 전례는 있지만, 복수의 지방청장이 한꺼번에 조치 대상이 된 사례는 드물다.
일각에서는 최종 징계 수위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직위해제와 대기발령을 통보하는 것이 치안 공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중징계나 경징계 요구 대상자라 하더라도 실제 징계 처분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향후 징계가 확정되더라도 당사자들이 소청 심사나 행정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어, 경찰 지휘부를 둘러싼 법적·행정적 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