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종삽으로 이웃 무차별 공격 20대 집행유예…법원 “심신미약 고려”

재판부 “사물변별능력 저하 상태 인정”

 

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에서 처음 마주친 이웃 주민들을 모종삽으로 무차별 공격해 살해하려 한 20대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방법원 제11형사부(재판장 이동식 판사)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23)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을 명하고 특별준수사항을 부과했다.

 

A씨는 2025년 8월 10일 오후 술을 마신 뒤 서울 성북구 자택 아파트로 귀가했다가, 별다른 이유 없이 마주치는 사람을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범행을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같은 날 오후 7시 26분께 아파트 19층 공동베란다에 있던 모종삽 2개를 양손에 쥔 채 비상계단을 통해 이동했다. 이어 오후 7시 41분께 1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앞에 서 있던 피해자 B씨(60)의 머리 부위를 모종삽으로 1회 찔렀다. B씨는 비상계단으로 도망쳐 약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우측 측두부 열상을 입었다.

 

A씨는 또 현장을 목격하고 도망치던 또 다른 피해자 C씨(63)를 뒤쫓아 모종삽을 수차례 휘둘러 머리와 어깨 등을 찔렀으나 C씨가 도주하면서 살해에 이르지는 못했다. C씨는 두피 열린상처 등 상해를 입었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피고인에게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이 무방비 상태의 피해자들을 상대로 모종삽 2개를 무차별로 휘둘러 치명상을 가할 수 있는 부위인 머리 등을 공격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범행 경위와 동기, 흉기의 종류와 사용 방법, 공격 부위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미필적으로나마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피고인이 2021년부터 우울증 등 정신질환으로 치료를 받아온 사실이 확인된다”며 “범행 당시 알코올 사용에 따른 정신·행동장애 및 양극성장애 등의 영향으로 사물변별능력과 의사결정능력이 저하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범행의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정신질환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에 이른 점과 피해 회복이 이뤄진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