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경북 안동에서 20대 여성들이 사는 집에 몰래 침입해 속옷을 뒤적인 30대 남성 A 씨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다만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판단이 내려졌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안동지원 형사1단독(손영언 부장판사)은 주거침입 혐의 등으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을 명했다.
A씨는 20대 여성 두 명이 거주하는 안동시 용상동의 한 아파트에 베란다를 통해 들어간 뒤 내부를 살피고 1시간 동안 3차례 드나들며 여성들의 속옷을 만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주거침입 및 주거수색 부분은 인정하고 있으며 피해 회복을 위해 금원을 공탁하는 등 반성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피해자 1인당 250만원씩을 법원에 공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집을 비운 상태에서 이뤄진 범행으로, 피해자에게 직접적인 불안감을 조성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해당 부분은 무죄로 봤다.
스토킹처벌법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접근하거나 따라다니는 행위, 주거 등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 전화·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연락하는 행위, 주거 부근에 물건을 두는 행위 등 법정 유형을 열거하고 있다.
이러한 행위가 객관적으로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로 지속·반복돼야 ‘스토킹범죄’가 성립한다.
대법원은 “행위가 객관적·일반적으로 상대방에게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면 족하고, 실제로 상대방이 그러한 감정을 느꼈는지 여부는 필수적 요건이 아니다”라고 판시한 바 있다. 즉 피해자가 당시 이를 인식하지 못했더라도 객관적 위험성이 인정되면 성립 가능하다는 취지다.(대법원 2023도6411).
다만 이 사건의 경우 범행 당시 피해자들이 집을 비운 상태였다는 점이 주요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불안을 유발할 위험을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토킹범죄 성립을 위해서는 미필적 고의를 포함한 고의의 존재가 입증돼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합리적 의심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또한 스토킹범죄는 원칙적으로 단 한 차례의 행위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고, 지속·반복성이 요구된다. 하급심 판례들은 행위 사이의 시간적·장소적 근접성, 방법의 유사성, 범의의 계속성 등을 종합해 일련의 반복적 행위로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한편 경찰과 검찰은 A씨에 대해 세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아 불구속 상태로 재판이 진행됐다.
피해자들은 선고 이후 입장을 통해 “사건 뒤 직장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갔지만 여전히 일상 회복이 쉽지 않다”며 “현관문만 봐도 공포가 떠오르고 가족들까지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사회초년생의 일상이 크게 흔들렸는데 형이 너무 가볍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