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국힘 반발에도…법왜곡죄, 논란 끝에 본회의 상정

與, 위헌요소 막판 수정…필리버스터 종결 후 표결 전망
法 “구성요건 여전히 추상적”…野 “사법파괴” 반발 지속

 

사법부와 야당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판·검사의 ‘법 왜곡 행위’를 처벌하는 이른바 법왜곡죄가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위헌 논란을 의식해 상정 직전 법안을 수정했다. 해당 법안은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가 종료된 이후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는 본회의에서 형법 일부개정법률안 대안인 법왜곡죄를 표결에 부친다. 법안은 판사·검사 등 사법 담당자가 타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재판이나 수사 과정에서 법을 왜곡해 적용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해당 법안은 민주당 주도로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뒤 본회의에 부의됐다.

 

다만 범죄 구성요건이 지나치게 추상적이라는 위헌 논란이 이어지자 민주당은 본회의 상정을 하루 앞두고 수정안을 제출했다. 수정안은 법왜곡죄 적용 대상을 민사·행정 사건을 제외한 형사사건으로 한정하고, 고의성을 보다 명확히 규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구체적으로 수정안은 법령의 적용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적용하거나, 적용해야 할 법령임을 인식하고도 의도적으로 배제해 재판이나 수사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경우로 처벌 요건을 좁혔다.

 

‘논리나 경험칙에 현저히 반해 사실을 인정한 경우’라는 표현도 ‘적법한 증거가 존재하지 않음을 알면서도 범죄사실을 인정한 경우’로 바꿔 죄형법정주의 위반 우려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국민의힘은 법안 상정을 저지하기 위해 전날부터 무제한 토론에 돌입했지만 민주당이 국회법에 따라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안을 제출하면서 이날 오후 토론은 종료될 전망이다. 종결 동의안이 가결되면 곧바로 법안 표결이 이뤄진다.

 

사법부의 반발도 거세다. 전국 법원장들은 전날 긴급회의를 열고 “수정안을 고려하더라도 법왜곡죄의 범죄 구성요건은 여전히 추상적”이라며 “고소·고발 남발로 신속한 재판과 사법권 독립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또 충분한 공론화와 숙의 없이 본회의에 부의된 데 대해 “심각한 유감”을 공식 표명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법왜곡죄 처리 이후 재판소원제 도입을 골자로 한 헌법재판소법 개정안과 대법관 증원법까지 이른바 ‘사법개혁 3법’을 순차적으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이에 대해 “사법부를 압박해 정치적 목적을 관철하려는 입법 폭주”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위헌 논란을 의식한 막판 수정에도 불구하고 법안의 해석과 적용을 둘러싼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