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 취하라더니 소 취하 제출”…승소 판결 날린 법무법인

직원 실수로 ‘항소 취하’ 대신 ‘소 취하’ 제출
법원 “공익성·전문성 고려 시 책임 중대”…

 

광주지역 한 법무법인이 민사 사건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받은 의뢰인의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항소 취하서’가 아닌 ‘소 취하서’를 제출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피해를 본 의뢰인은 해당 법무법인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방법원 민사5단독은 A씨가 광주 소재 법무법인과 소속 변호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 측이 연대해 1억2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해당 판결은 올해 1월 확정됐다.

 

A씨는 해당 법무법인에 부동산 소유권 분쟁 민사 사건을 맡겼고, 1심에서 지분 일부를 인정받는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이후 미인정 부분에 대해 항소장을 제출하고 상대방이 항소하지 않을 경우 항소를 취하해 판결을 확정하기로 전략을 세웠다.

 

문제는 항소 절차 진행 과정에서 발생했다. 법무법인 직원이 ‘항소 취하서’ 대신 ‘소 취하서’를 제출하면서 1심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음에도 소송 자체가 취하되게 된 것이다.

 

소 취하는 일단 제출되면 원칙적으로 철회가 불가능하다. 확정될 경우 기존 판결의 효력은 소멸하고, 동일한 사안으로 다시 소송을 제기하는 것도 제한된다.

 

결국 A씨는 상대방과 별도 협의를 진행해야 했다. 소 취하를 무효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상대방의 소 취하 부동의서를 받기 위해 부동산 지분 일부를 포기하는 조건으로 합의했다. 이 과정에서 약 1억6000만 원 상당의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씨는 법무법인과 변호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피고는 원고의 명시적 요청에도 불구하고 직원의 착오로 소 취하서를 제출했다”며 “이는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선량한 관리자로서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위반해 소송대리행위를 수행함으로써 원고의 승소 판결 효력이 소멸할 위험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또 “소송대리업무는 공익성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영역인 만큼, 이 사건 행위는 불법행위를 구성하며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