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변호사 수가 지나치게 많다는 대한변호사협회(변협)의 자체 설문 결과가 나오면서 법조계 내부의 위기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변호사 10명 중 8명이 신규 변호사 규모가 과도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나 시장 포화와 생존 경쟁 심화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이에 변호사들은 직접 거리로 나서기로 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변협은 지난 2월 13일부터 3월 6일까지 회원 2521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실시했다.
응답자의 75.9%(1914명)가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가 ‘매우 과잉’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변시 합격자는 1744명에 달했다. 적정 배출 규모를 묻는 질문에는 39.5%(996명)가 ‘1000명 이하’라고 응답했고, 24%는 ‘500명 이하’가 적정하다고 봤다.
경쟁 과열은 이미 수치로 드러난다. 응답자의 97.7%(2463명)가 변호사 간 경쟁이 지나치게 치열해졌다고 답했다. 이로 인해 사건 수임료도 급락했다. 최근 5년간 평균 사건 수임료가 30% 이상 크게 감소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38.2%(962명)에 이른다.
변호사들은 생존권 위협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형사(87.7%), 민사(82.6%), 가사(79.3%) 분야가 포화 상태라는 인식이 강하다.
변협은 시장 포화가 단순한 인원 증가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봤다. 인공지능(AI) 활용 확대로 자문 수요가 줄고, 정부 기관의 사건 독점이 이어지는 데다, 세무사·노무사·법무사 등 유사 직역과의 경쟁까지 겹치면서 이러한 상황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단순 사건과 저수임료 시장에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전관예우 등 고질적인 법조 비리 문제도 여전히 법조계 신뢰를 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변호사들은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가장 많은 응답자가 꼽은 정책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정원 축소였다. 이어 변호사시험 합격자 결정 절차 합리화, 결원보충제 폐지 등이 뒤를 이었다.
일부 응답자는 유사 직역을 변호사로 일원화하거나 변호사시험 난도를 높여 연간 합격자 수를 500~1000명 수준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대한변호사협회 관계자는 “유례없는 인구 절벽 위기에 변호사 수는 로스쿨이 도입된 2009년 약 1만 명에서 올해 4월 3만8234명으로 급증했다”며 “수요가 감소하는 시장에서 공급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시장 질서를 왜곡하고 서비스 품질을 저하시킬 뿐”이라고 주장했다.
변협은 오는 6일 오전 11시 정부과천청사 정문에서 변호사 배출 규모 감축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