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로서 특히 마음 쓰이는 의뢰인들이 있다. 보이스피싱 조직에 현금 수거책으로 이용당해 하루아침에 사기범으로 수사선상에 오른 이들이다. 실제로 이들을 만나보면 우리네 평범한 이웃들이다. 이들이 사기 범행임으로 알고 현금을 나르는 경우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당장 정규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서, 군대 가기 전에 소액이라도 벌어보고자, 아이들 돌보며 형편에 도움 되고자, 퇴직 후 소일거리로, 일견 멀쩡해 보이는 구인 공고에 지원했다가 덫에 걸려드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 보이스 피싱 범행은 적용되는 법률도 통신사기피해환급법으로 바뀌는 등 더욱 중죄로 간주돼 말단 수거책이라도 실형 선고를 받는 추세다. 돈 좀 벌려던 것뿐이었는데 갑작스레 가정과 사회에서 격리돼 철장 신세를 지는 것이다. 수거책 피의자들이 느끼는 고통과 충격, 회한과 죄책감은 차마 형언할 수 없다. 만약 보이스피싱 수거책으로 연루되어 조사를 앞두고 있거나 구속까지 당했다면,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하여 방도를 세우길 권한다. 첫째, 혐의를 인정할 것인지, 무죄를 주장할 것인지부터 검토해야 한다. 피의자가 범죄임으로 몰랐다 하더라도, 전달 횟수나 금액이 많고 가담 기간이 길면 기본적으로 수사기관과 재
법원이 피해자의 의사를 확인할 수 없도록 피고인이 판결선고가 임박한 시점에 공탁을 하는 소위 ‘기습 공탁’은 그동안 사법 정의를 어지럽히는 ‘법적 꼼수’로 지적됐다. 피해자 의사에 반해 감형을 노리려는 꼼수라는 것이다. 이를 막고자 지난 1월부터 형사소송법이 개정되었는데, 형사 재판에서 피고인이 공탁금을 내면 법원이 판결 선고 전에 피해자 의견을 의무적으로 청취하는 규정이 신설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기습 공탁을 막으려다가 공탁 제도 전반에 대한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지만 그래도 국민의 법 감정은 다른 것 같다. 그러나 법원과 구치소를 직접 발로 뛰며 접견과 변론을 하고 있는 변호인의 입장에서 깊숙한 실상을 들여다보면, 판결선고가 임박하여 늦게 공탁하는 것은 그런 뻔뻔한 계산에서 나오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공탁이 선고 직전까지 밀리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계속 합의를 시도하다 금액이 맞지 않아 결국 선고가 임박해야 공탁으로 방향을 트는 경우가 있고, 둘째, 피고인이 공탁금을 마련하지 못하다가 뒤늦게서야 가족이나 지인의 도움으로 겨우 돈을 마련하는 경우다. ‘기습’, ‘꼼수’ 등 언론에 회자 되는 수식어는 이런 뒷배경까지는 담지 못하는 것 같다. 공
경찰이나 검찰 조사를 앞둔 분들과 상담하다 보면 유독 자주 듣게 되는 질문이 있다. “수사관이 그러는데 별것 아니니 변호사 없이 그냥 혼자 가서 조사받아도 된다고 하던데요?”, “변호사 선임하는 것보다 피해자와 합의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하던데요?” 같은 이야기들이다. 단순히 전해 들은 이야기를 꺼내놓는 질문처럼 들리지만, 결국 이 질문의 핵심은 하나로 귀결된다. 바로 “변호사가 정말 필요한가?” 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처한 분들께 정확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 나중에 피의자의 유죄 여부를 판단하고, 실제로 형량을 정하는 주체는 ‘판사’이지 ‘경찰’이나 ‘검사’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경찰과 검찰은 어디까지나 피의자에게 어떤 혐의가 있는지를 조사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사건을 재판에 넘기는 역할을 수행할 뿐이다. 이들은 재판 결과에 직접적인 권한을 행사하지 못하며, 피의자가 나중에 받을 처벌을 줄이거나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입장에 있지 않다. 오히려 경찰과 검사는 공정하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범죄를 규명하는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수사과정에서 피의자에게 편의를 봐주거나 유리한 처분을 한다거나, 조사과정을 소홀히 했다가는 오히려 ‘부실수사’
구치소 안에서의 생활은 누구에게나 힘들고 어렵다. 건강이 좋지 않은 분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고생하며 건강상태가 더욱 악화하기 쉽고, 밖에서 사업을 하던 분들은 사업체 관리가 어려워지면서 사업이 망가져 가는 것을 지켜만 보게 된다. 가족 중 경제활동을 유일하게 하던 분이라면 구속되면서 바깥에 있는 가족들이 고통을 겪게 되기도 한다. 이런저런 어려움 때문에 누구나 한 번쯤은 ‘보석’을 생각해 보게 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보석은 쉬운 것이 아니고, 이는 바깥에 나가서 합의하겠다거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이유가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실무에서는 정말로 건강이 좋지 않은 분들도 ‘병보석’이 아닌 구속집행정지 결정으로 처리가 되고, 구속 기간이 만기가 되어 나가는 ‘만기보석’ 외에는 보석 신청이 인용되는 경우가 무척 드물다. 요즘 재판부에서 병보석을 꺼리게 된 이유로는, 병보석이 황제 보석이라고 지적되며 여론의 비판을 호되게 받은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는 주로 기간이 짧은 구속집행정지(형이 확정된 분의 경우엔 형집행정지) 제도를 이용해 수술 등 급한 치료가 필요할 때만 잠시 밖에 있을 수 있게 하고, 필요에 따라서 구속집행정지 기간을 그때그때 늘려주는 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