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환자도 타지 않은 사설 구급차를 몰고 사이렌을 울리며 질주하다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 2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2단독 허명산 부장판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배모씨(28)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조사 결과 배씨는 지난 3월 8일 오전, 응급환자가 타지 않은 사설 구급차를 몰고 서울 중랑구 일대 약 3㎞ 구간을 질주했다. 그는 친구를 빨리 만나기 위해 사이렌을 켠 채 버스전용차로를 달리고, 중앙선을 넘는 등 약 450m 구간에서 신호 4개를 연달아 위반했다. 그 과정에서 다른 승용차와 충돌한 뒤 인도로 돌진해, 보도 위에 있던 행인 B씨를 들이받았다. 피해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6주 뒤 숨졌다. 재판부는 “응급차를 응급 외 목적으로 사용하는 행위는 법이 명확히 금지하고 있다”며 “피고인은 친구를 만나려는 사적 이유로 긴급자동차의 지위를 악용했고, 그 결과 한 생명을 잃게 했다”고 밝혔다. 또 “출소 후 불과 2년 만에 다시 범죄를 저질렀고, 피해자 유족과의 합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배씨는 2020년 특수강도죄 등으로 징역 4년
음주운전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도 또다시 만취 상태에서 운전한 6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방법원 형사1단독 송종환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무면허운전) 혐의로 기소된 A씨(64)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5월22일 새벽 강원 양구군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19%의 만취 상태로, 운전면허가 취소된 상황에서 승용차를 운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씨는 2023년 7월에도 음주운전으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음주운전은 타인의 생명과 재산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수 있는 중대한 범죄”라며 “동종 전과가 3회에 이르고, 집행유예 기간 중 다시 범행에 나아간 점은 불리한 정상”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점, 실형 전과가 없는 점, 재범 방지를 위한 노력을 기울인 점, 가정경제를 책임지는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교정시설 안에서 동성 수용자를 상대로 한 성추행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피해자가 가해자와 장시간 같은 공간에서 생활해야 하는 특성상 신고나 저항이 쉽지 않아, 사건이 은폐되거나 방치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피해자가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운 폐쇄적 구조를 악용한 사례가 늘면서 수용환경 전반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형사3단독(황해철 판사)은 지난 18일 교정시설 내에서 동성 수용자를 성추행한 혐의(강제추행)로 기소된 A씨(55)에게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1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A씨는 서울남부구치소에서 뒷짐을 진 채 자신의 뒤에 서 있던 동성 수용자 B씨(40대)에게 다가가 주요 부위를 훑듯 만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재판에서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황 판사는 “피해자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돼 신빙성이 높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최근 교정시설 내 동성 간 성추행 사건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5월 동료 수용자의 반바지 안으로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들에게 수십억 원을 가로챈 뒤 해외로 도주했던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더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4-1부(박혜선·오영상·임종효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51)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별도로 기소된 사건이 병합되면서 형량이 다시 판단됐다. A씨는 2013년 “주식 투자로 원금의 10배 이상 수익을 보장하겠다”고 속여 투자자들로부터 총 46억 원을 편취한 뒤, 수사가 시작되자 2015년 9월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도주했다. 이후 체류 비자를 초과해 체류하다 현지에서 적발됐지만 출국 명령을 거부했고, 검찰과 캐나다 국경관리청의 공조 끝에 지난해 7월 밴쿠버 국제공항에서 체포돼 국내로 송환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보험 중개 수수료를 편취해 얻은 범죄수익금을 A씨에게 전달했을 뿐, 투자금 명목으로 가로챈 것이 아니라는 A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기재된 편취 금액 중 일부는 투자금이 아닌 경조금이고 일부는 A씨의 돈이라는 항변도 배척하며, 피해자가 A씨에게 전달한 금액 전액을 편취액으로
변호사 수임료를 수차례 빼돌려 개인적으로 사용한 40대 법무법인 직원이 항소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형사1부(이주연 부장판사)는 18일 업무상횡령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대구·경북 지역의 한 법무법인에서 근무하던 2021년 1월부터 8월까지 총 13차례에 걸쳐 변호사 수임료 1730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자신이 보관 중이던 수임료를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범행 기간과 횟수가 적지 않고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판단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으나, A씨는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범행의 기간과 횟수에 비춰볼 때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하면서도 “피해자인 법무법인 대표 변호사가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재판 과정에서도 벌금형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피고인이 반성의 뜻을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은 다소 무거워 부당하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삼성생명이 자사 즉시연금 상속만기형 상품 가입자들에게 미지급 연금액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보험사가 연금 산출 방식에 대한 충분한 설명 의무를 다하지 않은 점은 인정했지만, 계약 자체를 무효로 돌리는 것은 오히려 가입자에게 불리하다는 이유로 보험계약의 효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즉시연금 가입자 51명이 삼성생명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다. 문제가 된 즉시연금 상품은 가입자가 보험료 전액을 한 번에 납입하면 다음 달부터 매월 연금을 받고, 만기 시 원금을 돌려받는 상속만기형(만기환급형) 구조다. 가입자들은 매월 지급되는 연금액에서 만기보험금 마련을 위해 사업비 등이 공제된다는 내용이 약관에 없고 설명도 없었다며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는 “약관이 불명확하다”며 미지급금 지급을 권고했지만, 삼성생명은 이를 수용하지 않고 소송으로 이어졌다. 1심 재판부는 “삼성생명이 연금 산출 방식을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며 가입자들의 청구를 인용했다. 그러나 2심은 “가입자들이 계약 체결
보이스피싱 조직의 제안을 받고 범행에 이용된 중계기를 설치·관리한 4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김주관 부장판사)는 16일 전기통신금융사기피해방지및피해금환급에관한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40대)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범행에 사용된 중계기 79대를 몰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신원을 알 수 없는 조직원으로부터 제안을 받고 보이스피싱 범행에 활용되는 중계기를 설치하고 유심칩을 교체하는 등 유지·관리 업무를 담당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조직은 이 장비를 이용해 국내 피해자들을 속여 총 4800만 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입힌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재판에서 “코인 채굴용 컴퓨터를 관리한다고 생각했을 뿐 범죄 연관성을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해당 장비는 해외 발신 전화번호를 매개하는 등 보이스피싱 범행의 핵심 역할을 했다”며 “피고인은 10년 이상 직장생활을 한 경험이 있는 만큼, 정상적인 업무라면 당연히 존재했을 면접·신원확인 절차 없이 채용된 점과 매달 200만 원을 지급받은 점 등을 고려할 때 단순한 관리 업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범행
정부가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 지역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 및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며 사실상 ‘전면 규제체제’를 가동했다. 강남발 집값 급등과 풍선효과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초강도 부동산 대책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제도는 1978년 도입됐다. 당시엔 대규모 신도시 개발 예정지에서 보상금 노린 투기 거래를 막기 위한 목적이었다. 1989~1991년에는 서울 전역이 사실상 전면 지정되며, 모든 토지 거래에 정부 허가가 필요했다. 이후 1994년 일부 해제됐다가, 1990년대 후반 들어 강남·용산·마포 등 신흥 주거지 중심으로 재지정이 확대됐다. 투기 억제와 실수요자 보호가 명분이었다. 2017년에는 서울 25개 자치구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지만, 풍선효과로 인해 투자자들이 경기 외곽으로 몰리면서 또 다른 과열 양상이 나타났다. 이후 2020년대 들어서는 일부 강남권과 마용성·여의도·목동 등만 제한적으로 지정돼 규제의 ‘핀셋화’가 시도됐다. 이번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25개 구 전체와 경기 12개 지역이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다. 경기도 지정 지역은 과천, 광명, 성남(분당·수정·중원), 수원(영통·장안·팔달
전국 교정시설 수용자들이 시설 내에서 저지르는 범죄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수용자 간 폭행사건은 물론 금지물품 반입과 작업(정역) 거부 사례까지 잇따르면서, 교정시설의 관리·감독 부실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준태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교정시설 내 범죄유형별 형사입건 송치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교정시설 내 범죄로 인한 송치 건수는 총 1,595건으로 집계됐다. 2021년(1,034건)과 비교하면 3년 만에 561건(54%) 증가한 수치다. 올해 1∼7월 송치 건수만 해도 842건에 달한다. 교정시설 내에서 발생한 범죄 유형 가운데 폭력행위가 635건(39.8%)으로 가장 많았고, 상해 223건(14%), 공무집행방해 137건(8.6%)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용자 간 폭행이나 폭언 등 물리적 충돌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7일 오후 부산 사상구 부산구치소 5인실에서는 수용자 간 폭행이 발생해 A씨가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그는 구치소 의료진의 응급조치를 받은 뒤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2시간 만에 숨졌다. 병원 측은 A씨의 사망 원인을 “외부 충격에 따른 복부 장막 파열”로 추정했다. 지난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SK그룹 최태원(65) 회장과 노소영(64)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오는 16일 내려진다. 2017년 7월 최 회장이 협의이혼 조정을 신청한 지 8년 3개월 만이자, 지난해 5월 항소심 선고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이번 판결의 핵심 쟁점은 재산분할 규모, 특히 2심이 인정한 1조3808억 원이 유지될지 여부다. 1심과 2심, 20배 벌어진 재산분할…쟁점은 ‘특유재산’ 인정 여부 재판부 판단은 1·2심에서 극명하게 엇갈렸다. 2022년 12월 1심은 최 회장의 SK㈜ 지분이 선대 회장 고(故) 최종현 회장으로부터 증여·상속받은 ‘특유재산’이라며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은 위자료 1억 원과 재산분할금 665억 원만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항소심 재판부는 판단을 달리했다. 양측 합계 재산을 약 4조 원으로 산정하고, 그중 35%에 해당하는 1조3808억 원을 노 관장에게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위자료 역시 20억 원으로 증액됐다. 재판부는 SK그룹의 성장 과정에 노태우 전 대통령과 노 관장의 기여가 있었으며, 이는 최 회장의 특유재산 가치 상승에도 영향을 미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