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변: 오늘 소개할 사건은 반복적인 음주 운전으로 기소된 사례입니다. 피고인은 약 7~8년 전부터 음주 운전으로 세 차례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었고, 마지막 전과가 발생한 지 약 1년 반이 지난 시점에서 다시 운전을 하였습니다. 당시 운전면허가 취소된 상태였으며, 혈중알코올농도 0.185%의 만취 상태로 약 1km를 운전하다 시민 신고로 적발되어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무면허운전)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안변: 이 사건에서 특히 문제가 된 부분은 반복성입니다. 음주 운전이 네 번째에 해당하는 상황이었고, 혈중알코올농도 역시 면허취소 기준을 크게 초과하는 수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조건이 결합될 경우 실형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는 사안에 해당합니다. 안변: 다만 양형 판단에서는 단순 횟수뿐 아니라 과거 범행의 구체적 내용도 함께 고려됩니다. 기존 전과의 경우 혈중알코올농도가 비교적 낮은 수준이었고, 인명 또는 대물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 운전 거리 역시 짧은 편이었다는 점 등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러한 사정은 반복 범행이라 하더라도 위험성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안변: 또한 범행 경위 역시 함께 검토됩니다. 피고인은 면허 취
법률 지식으로 정형화된 전략을 내세우고 재판의 절차만 안내하는 것으로 변호사의 일을 다 했다고 볼 수 있을까? 변호사 일을 하다 보면 사건의 결과보다 그 과정에서 드러난 대응 방식이 더 큰 의미를 가질 때가 있다. 형사절차는 단기간에 끝나는 일은 아니다. 조사부터 재판까지 짧게는 몇 달, 길게는 몇 년도 걸린다. 그 시간 내내 변호사는 의뢰인의 곁에서 법무를 대리한다. 그러나 변호사는 단순히 어려운 법률 서류를 대신 제출하는 사람은 아니다. 형사 사건을 맡다 보면 사건이 잘 풀리지 않는 경우를 본다. 그 이유는 단순히 사건의 특성 때문만은 아니었다. 변호인이 말하지 말아야 할 때 말했고, 말해야 할 때는 침묵하고, 의뢰인의 상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법적 논리만을 내세우는 경우이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변호사는 ‘먼저 듣고’ ‘뒤에 묻는’ 변호사다. 의뢰인이 변호사를 찾는다는 것은 나를 대신해 생각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찾는 일이다. 변호사에게 법률 지식은 기본 소양인 것이고 그에 더해 의뢰인의 말을 듣고 그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변호사를 찾는 대부분의 사람이 아직 자기 사건에 대해 누군가에게 제대로 털어놓아 본 적 없는 경
형사사건을 수행하다 보면 1심 선고 직후 변호사를 찾아오는 사람들을 자주 만난다. 판결이 내려지고 나서야 비로소 “내 사건이 이렇게 마무리될 줄 몰랐다”며 문을 두드리는 것이다. 그들의 표정은 놀라우리만치 비슷하다. 억울함, 후회, 불안, 그리고 ‘이제 끝난 걸까’ 하는 절망이 뒤섞인 얼굴들이다. 그러나 형사사건을 오래 다루면서 필자가 개인적으로 깨달은 점이 하나 있다. 형사사건은 1심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판결 직후부터 ‘진짜 싸움’이 시작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 항소심은 단순한 재검토 절차가 아니다. 기존 판단의 타당성만을 되짚는 과정이 아니라, 새로운 자료와 변화된 태도를 바탕으로 사건을 다시 구성하는 재판이다. 1심에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는 이유의 상당수는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재판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1심에서 불리한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다.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절차가 항소심이다. 그러나 항소심은 시간을 되돌리는 재판이 아니다. 새로운 사실이나 증거를 제출할 수는 있지만 단순히 “억울하다”고 호소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항소심은 1심이 어떠한 논리와 근거로 결론에 이르렀는지를
성범죄 사건을 담당하다 보면, 수사 단계에서 이미 ‘답이 정해진’ 듯한 사건을 접할 때가 있다. 증거는 명확하고, 혐의는 중대하며, 피의자 역시 자신의 행위를 부인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유죄 판결이 나오는 것이 정해진 수순일 것이다. 그러나 그럴수록 피의자 측에 선 변호인은 한 걸음 더 들어가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변호란 ‘정해진 답’이 아닌, 그 사람의 진심이 어디에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일이 되어야 한다. 필자가 담당했던 이번 사건이 그랬다. 의뢰인은 아직 어린 나이로, 사회 초년생에 불과했다. 그는 온라인 음성 채팅 플랫폼을 통해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판매 광고를 보고, 문화상품권으로 클라우드 링크를 구매해 약 1TB에 달하는 영상을 내려받아 노트북에 보관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특히 문제가 된 영상 중에는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던 ‘N번방’ 계열의 자료가 일부 포함되어 있었다. 처음 의뢰인은 단순한 호기심에 영상을 구매했다고 했다. 그러다 반복적인 행위로 이어졌고, 영상 판매자가 검거되면서 그가 가지고 있던 구매자의 아이디와 IP 주소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의뢰인의 존재까지 드러나게 되었다. 이때가 의뢰인이 처음 필자를 찾아온 시기였다. 수사기관은
사건을 맡다 보면, 단 한 번의 검토로 결론이 나는 일은 거의 없다. 서류 한 장, 문장 한 줄 속에조차 그 사람의 억울함이 숨어 있을 수 있다. 이번 사건이 그랬다. 표면은 ‘거대한 투자사기’였지만, 사건의 실체는 달랐다. 의뢰인들은 제조업 관련 투자와 스마트 무인 카페 사업을 병행하며 다수의 투자자와 계약을 맺었다. 시간이 흐르자 일부 투자자들이 “원금과 수익금을 돌려받지 못했다”며 고소했고, 고소인은 수십 명, 피해액은 수억 원대라고 주장했다. 적용 법률은 유사수신규제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었다. 기록을 처음 받았을 때 의뢰인들은 이미 사기꾼으로 낙인찍혀 있었고, 피해금액과 피해자 수가 크다는 이유로 판단은 유죄로 기울어 있었다. 그러나 필자는 고소장을 첫 줄부터 다시 읽었다. 고소장에 적힌 문장을 ‘사실’이 아니라 ‘주장’으로 놓고, 모든 진술을 원점에서 재검증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고소 내용 상당 부분은 모호했다. 투자금과 개인 대여금이 의도적으로 뒤섞여 있었고, 핵심 쟁점인 ‘원금 보장 약정’의 존재를 뒷받침할 직접 증거가 보이지 않았다. 커피머신의 ‘제조상 결함’ 주장은 요란했으나, 실제 사용 및 관리 기록은 부실했고, 고장 보고의
형사사건 상담을 하다 보면 순간의 감정이 사건으로 이어지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특히 공무집행방해 사건은 대부분 계획된 범죄라기보다 우발적인 상황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 경찰의 제지에 반발하거나, 경찰 단속 과정에서 언성이 높아지면서 신체적 충돌로 이어지는 사건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그 순간의 행동이 형사사건으로 이어지면 문제는 단순한 실랑이를 넘어 훨씬 무거운 법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공무집행방해죄는 형법 제136조에 규정된 범죄로, 공무원이 적법하게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폭행이나 협박으로 이를 방해한 경우 성립한다. 법이 이 범죄를 엄격하게 다루는 이유는 공권력의 정당한 행사와 공공질서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경찰관의 단속이나 체포, 조사와 같은 직무는 단순히 개인을 상대로 한 행위가 아니라 국가의 법 집행 과정의 일부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폭력이나 위력이 행사될 경우 법은 이를 중대한 범죄로 평가한다. 공무집행방해 사건은 단순한 말다툼으로 시작됐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 수사 기록을 보면 상황은 훨씬 구체적으로 정리돼 있다. 경찰관이 어떤 직무를 수행하고 있었는지, 그 직무 수행이 적법했는지, 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