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사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수용자 접견의 필요성을 두고 다양한 인식이 존재한다. 일부에서는 사건 기록과 서면 제출이 중심이 되는 재판 구조상 접견이 여러 차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 형사재판 과정에서는 기록만으로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 사정들이 존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피고인의 생활환경이나 사건 전후의 상황, 심리적 상태와 같은 요소들은 문서만으로 온전히 전달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구속 상태에 놓인 피고인들은 재판 과정에서 어떤 사실이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스스로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말하지 않거나, 사소하다고 여겨 지나치는 내용이 재판부의 판단에 중요한 참고 사정이 되는 사례도 있다. 이 때문에 접견은 단순한 사실 확인이나 절차적 면담을 넘어 사건의 맥락을 이해하는 과정으로 기능한다. 반복적인 대화를 통해 피고인이 심리적 긴장을 완화하고 자신의 상황을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사건 기록에 나타나지 않았던 사정이 확인되기도 한다. 형사재판에서 양형 판단은 범행 결과뿐 아니라 피고인의 태도, 반성 여부, 생활환경, 재범 가능성 등 다
그대에게 프로포즈 하기로 마음먹은 날 당신은 다가오는 배 한 척에 몸을 싣고 말 한마디 없이 다른 섬으로 떠났습니다 왜 말하지 않았나요 외롭다고 슬프다고 힘들다고 떠나버린 배에 작살을 던져보지만 뱃고동 소리 울리며 더 멀리 나아가기만 합니다 침묵은 당신에게도 나에게도 가시같은 존재였습니다. 안녕하세요. THE 시사법률 담당자님! 프로포즈를 2일 남기고 경찰에 체포되어 떠난 그녀를 생각하며 쓴 시입니다. 그녀도 제가 쓴 시를 볼 수 있을까요? ○○○교
코로나가 한창일 때 구속되어 독방에 갇혔던 때가 기억나요. 그 기분 아세요? 인생 첫 구속의 기분이요. 소중한 사람들과의 단절이 특히 괴로웠어요. 생각은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나는 것이라 하던데, 진짜 그래요. 죄인은 괴로운게 당연하다는 생각이 났다가 이어서, 얼룩은 닦여야 하듯 나도 사라져야 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났어요. 방안을 둘러보니, 옷걸이봉은 잘 부러지는 플라스틱 이고요. 화장실 문고리는 아무것도 걸 수 없는 모양이에요. 수납장엔… 이게 뭐죠? 컵라면이 있네요? 그 위에 쪽지가 있어요. 읽어 보니, 정신 없고 입맛도 없으실 텐데 이거라도 드시라고 적혀 있어요. 너무 비현실적이라 한참동안 쪽지랑 라면을 만지작거리며 봤던 기억이 나요. 여긴 감옥인데 어떻게 이런 일이 하면서요. 이 자리를 빌어 그분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코로나가 한창일 때 서울구치소의 격리방에 라면과 쪽지를 남겨두신 그 따뜻한 마음 참 감사했습니다. 제가 느낀 감동이 이어지길 바라며 저도 남겨두었는데 지금도 어디선가 이어지고 있다면 좋겠습니다. To. THE 시사법률 품 36.5 담당자님 덕분에 좋은 기억 다시 꺼내봐서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에서 ○○○드림 ○
교도소에서는 드물게 말끔하게 생긴 소지들을 만난다. 그 중 한 명과 대화를 한 적이 있는데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나 : 야, 너는 잘 생겨가지고 여기 왜 들어왔어? 소지 : 성 문제로요. 나 : 강간죄 이런 거? 소지 : 예, 근데 강간이 아닌데 여자친구가 고소해가지고 제가 사과했거든요, 그랬는데도 징역 먹었어요. 나 : 네가 정말 강간 안 했다면 끝까지 무죄 주장을 했어야지 사과를 왜 해. 소지 : 민사도 걸려서 돈도 물어주고 했는데, 저도 지금은 사과한 게 후회됩니다. 이 소지는 이십 대 초반의 대학생이었는데 외모나 언행도 필요 이상으로 단정하여 교도관 및 재소자들로부터 평판이 좋았다. 그 주장을 그대로 믿자면 상당히 억울해 보인다. 사과는 감형의 요건도 되지만 유죄 인정의 증거도 된다. 나는 사회에 있을 때 모텔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데 어느 날 CCTV 녹화 영상이 필요하다는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나는 개인정보 보호문제를 핑계로 그 부탁을 거절하였다. 그랬더니 수화기 너머 그 남자는 애원하듯 내게 말하였다. “제가 경찰공무원 시험 합격해서 곧 임관을 앞두고 있는데 성 범죄자로 몰리게 생겼습니다. 도와주십시오 형님.” 울먹이는 듯한 그의 말투에 누그
안녕하세요 :) ○○○입니다. 독자평이랄까요? 너무 애정하다 보니 편지를 또 드리고 싶네요. 먼저, ‘품 36.5도’가 참 좋습니다. 그 중에서도 ‘법무부장관님, 교정본부장님께 드리는 글’이 참 좋았어요. 많이 절제되어 있고, 여러 번의 낙망속에서도, 26년이라는 시간속에서도 지금도 처우 심사를 받고자 하시는 모습이 어떤 죄를 지으신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기회를 드리라고 탄원서라도 넣고 싶은 심정이네요. 그다음 품 36.5도에 삽입된 벚꽃이 너무 예뻐서 재판부에 감사의 글 쓸 때 붙여서 냈어요. 담장 안에서는 벚꽃 길을 감상 할 수 없지만 이렇게 사진으로라도 너무 예쁜 벚꽃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알뜰하게 깨알 글씨로 안내해 주시는 보라미방송 편성표도 감사하고, 저도 산책하다가 복권 구매를 하려면 일단 출소를 해야 할텐데요! 스포츠면은 남성분들이 보시는 거 같아 패스하고요. BOOKS! 너~무 좋습니다. 주간 베스트 보고서 책 몇 권 구입해서 봤어요. 특히 헌법이요! 대한민국 헌법 포켓북 샀는데 세상에 영어로도 럭셔리하게 되어 있더라구요. 우리나라의 제일 문제는요! 1조를 안 지키는 게 아니라, 7조를 안 지키는 거에요! “All public official
Q.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처음 뵙습니다. 독자분들께 간단한 자기소개와 인사 말씀 부탁드려요. A.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청 곽준호 대표 변호사입니다. 저희 로펌은 형사 사건만 연구하고, 그중에서도 특히 경제범죄 사건, 예컨대 사기‧유사수신행위법 위반‧보이스피싱‧리딩방‧비상장 주식‧장외거래(OTC) 사건이나, 도박 사이트‧사설 선물거래소 등 사행성 범죄 사건을 많이 수행하고 있습니다. Q. 법조인 가문으로 알려져 계신데요, 아버님도 법조인이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법조인의 길을 꿈꾸셨는지, 변호사가 되신 계기가 있으신가요? A. 아무래도 어렸을 적부터 아버지가 판사를 거쳐 변호사로 법조인 생활을 하시는 걸 보고 자랐기에, 저도 자연스럽게 법조인의 길을 가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대학도 법대로 가게 되었고, 지금은 저도 변호사가 되어 연차가 15년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Q. ‘법무법인 청’이라는 이름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요? 그리고 기존 로펌에 소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로펌을 설립하신 특별한 이유나 계기가 있으셨는지도 함께 듣고 싶습니다. A. 법무법인 청(淸)은 ‘맑을 청’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형사 사건에 연루된 분
형사 사건에서 중요한 양형 자료 중 하나가 바로 ‘탄원서’다. 많은 의뢰인 가족들이 이 탄원서를 준비하기 위해 주변 지인들에게 서명 등을 부탁하지만, 정작 어떤 내용으로 써야 효과적인지 몰라 막막해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얼마 전에도 의뢰인 어머니와 상담을 하던 중 “탄원서를 부탁해야 하는데 어떻게 써달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걱정하셨던 기억이 있다. 흔히 탄원서라고 하면, “이 사람은 좋은 사람입니다”라는 식으로 단순하게 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 법정에서 양형에 효과를 보려면 좀 더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내용이 필요하다. 탄원서를 읽는 판사가 피고인을 선처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도록 써야 한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피고인의 성품을 언급해야 한다면 단순히 “착한 사람”이나 “성실한 사람”이라는 추상적인 표현을 쓰기보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야 한다. “평소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왔고, 주변 사람이 어려운 일을 겪을 때면 항상 먼저 나서서 돕던 사람이다”라는 식으로 말이다. 또한 가족들이 처한 어려운 사정을 강조하고 싶다면, 이 역시 구체적이고 명확한 서술이 필요하다. 피고인의 수입이 가족의 생계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거나, 구금으
‘미결구금일수’라는 것은 판결이 선고되기 전날까지 구속되어 있는 기간을 뜻한다. 미결구금은 피고인의 자유를 박탈한다는 점에서 결국 자유형과 유사하기 때문에 형법 제57조가 인권보호의 관점에서 미결구금일수의 전부를 본형에 산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우리는 의뢰인들께 이 미결구금을 어떻게 보내는지에 따라 재판 결과가 참 많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씀드린다. 피해자가 한 명인 단순 인정 사건에서 합의가 완료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형사 재판에서 이 속칭 ‘밑동’이라고 불리는 미결구금 기간을 최대한 길게 가지고 가는 것이 최종적으로 보다 좋은 결과를 받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형사 재판을 받는다는 것은 극도의 스트레스, 불안감을 동반하는 일이다. 이러한 불안감은 ‘언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 계속 놓여 있다는 점, 그리고 ‘그 결과’로 인해서 재판받는 사람의 인생이 바뀌게 되는 형사 재판 제도의 본질적인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특히나 구속 상태에서 진행이 되면 몸과 마음이 모두 고돼 불안감은 더 커지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구속 상태에서 처음 재판을 받는 많은 분들은 이 미결구금 기간을 최대한 줄이고 싶어 한다. 빨리 재판을 끝내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