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작지만 강한 로펌, 법무법인 성헌… 형사 전문 박보영 대표가 말하는 ‘신뢰의 법조’

“법은 사람의 이야기”… 수천 건 형사사건 다루며,
교정위원으로 교정현장까지 책임지는 변론 철학

 

 


Q. 법무법인 성헌과 대표님 본인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법무법인 성헌은 2020년에 설립된 법무법인으로, 민사·형사·가사·행정 사건을 비롯해 조세 및 공정거래 등 다양한 분야의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여러 변호사가 각자의 업무를 분담해 협업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저는 2008년 사법시험 합격 이후 변호사로 활동해 왔으며, 그동안 형사사건을 중심으로 다양한 유형의 사건을 맡아왔습니다. 현재는 부산구치소 교정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Q. 형사사건을 맡으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원칙은 무엇입니까?


A. 형사사건은 결과만 놓고 평가하기 쉬운 영역이지만, 실제로는 과정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록을 충분히 검토하고, 사실관계를 정확히 정리한 뒤, 쟁점을 분명히 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또한 의뢰인에게 유리한 부분뿐 아니라 불리한 부분도 함께 설명하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건을 단순히 ‘이기고 지는 문제’로 보기보다, 법적 절차 안에서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정리하느냐가 핵심이라고 봅니다.

 

결국 특별한 비결이 있다기보다는, 기본적인 절차를 충실히 따르고 기록을 성실히 분석하는 것이 형사사건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최근 맡으신 사건 중 기억에 남는 의뢰인 사례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최근 기억에 남는 사건들은 대부분 사회적으로 규모가 크거나 쟁점이 복잡했던 사건들이었습니다. 자금 흐름이 방대하게 얽혀 있거나, 보험·금융 구조가 문제 된 사안들이었는데, 기록 분량도 상당했고 사실관계를 정리하는 데만도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느낀 점은, 형사사건은 겉으로 보이는 혐의 내용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수사기록에는 정리되지 않은 숫자와 거래 내역이 많고, 그 의미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책임의 범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 한 사건에서는 1심과 2심의 판단이 달라지는 과정을 지켜보며, 재판은 고정된 결론을 향해 가는 절차가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같은 사실관계라도 어떤 쟁점을 중심으로 설명하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과 자체보다도, 방대한 기록을 하나씩 정리하고 쟁점을 압축해 나가는 과정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형사재판은 결국 기록을 얼마나 정확하게 읽어내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Q. 교정시설을 직접 접하다 보면, 재판 단계에서는 잘 보이지 않던 부분들도 보일 것 같습니다. 현장에서 느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재판은 기록과 증거를 중심으로 진행되지만, 교정시설에서는 그 판결 이후의 삶을 보게 됩니다. 수형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어떤 환경에서 범행에 이르게 되었는지, 출소 후 어떤 조건 속으로 돌아가게 되는지를 직접 접하게 됩니다.

 

그 과정을 보면서 느끼는 점은, 처벌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사회로 복귀한 이후 다시 같은 환경으로 돌아가면 재범 가능성도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재범을 줄이기 위해서는 처벌과 함께 현실적인 복귀 준비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형사절차를 다루는 입장에서도, 판결 이후의 삶을 함께 고민하는 시각이 필요하다는 점을 현장에서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Q. 교정시설에 수감된 수형자들의 경우, 대부분 외부 가족이 인터넷을 통해 변호사를 선임하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선임 후 접견 한 번 없는 변호사, 불성실한 변론 등으로 고통받는 사례도 많다는 제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표님 광고에서 ‘주 1회 접견’을 강조하신 것을 보았습니다. 수형자 의뢰인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수감된 수형자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것이 자유의 제한, 특히 외부와의 소통 부재입니다. 일반 면회나 특별면회를 하더라도 시간적 제약이 있고, 대화가 녹음되기 때문에 사건 관련 얘기를 면회를 통해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미결수용자의 유일한 통신자유는 변호사 접견입니다. 그래서 저는 매주 1회 이상 직접 수형자와 대면 또는 화상 접견을 하여 소통함으로써 수사와 재판 준비를 충실히 하고 있으며, 외부와의 소통 창구로서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실제 부산구치소 내에서 가장 성실히 접견하는 변호사로 정평이 나 있기도 합니다.


Q. 형사절차에서 변호사 접견은 어떤 의미를 갖습니까? 특히 구속 상태에서는 왜 더 중요하다고 보시나요?


A. 구속된 피의자나 피고인에게 변호사 접견은 단순한 면회와는 다릅니다. 접견 내용은 원칙적으로 비밀이 보장되고, 사건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자유롭게 논의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통로입니다.

 

수사 기록은 방대하고 절차는 빠르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구속 상태에서는 정보 접근 자체가 제한됩니다. 이때 접견을 통해 사건의 쟁점을 설명하고, 진술 방향이나 대응 방안을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접견은 단순한 만남이 아니라 방어권 행사의 핵심적인 수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구속 상태에서는 심리적 위축이 심해질 수 있는데, 자신의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정확히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판단과 대응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접견은 형사절차상 권리 보장의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Q. 형사사건에서는 ‘누가 실제로 사건을 책임지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실무적으로 왜 그런 부분이 문제가 되기도 하나요?


A. 형사사건은 기록 검토, 증거 분석, 접견, 공판 준비 등 여러 단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과정이 분절되면 사건의 핵심 쟁점이 흐려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록을 처음부터 읽은 사람이 공판 전략까지 일관되게 가져가야 사실관계의 맥락이 유지됩니다. 중간에 담당이 자주 바뀌거나 의사결정 구조가 복잡해지면, 책임 소재가 모호해지고 대응 속도도 늦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조직의 규모보다는, 사건이 어떻게 관리되고 책임이 어디에 귀속되는지입니다. 의뢰인 입장에서도 자신의 사건 진행 상황을 명확히 설명받고, 의사결정이 누구에 의해 이루어지는지 아는 것이 불안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형사사건에서는 결국 ‘전문성’ 못지않게 ‘책임의 연속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독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형사사건은 누구에게나 갑작스럽게 닥칠 수 있습니다. 막막하고 억울한 마음이 먼저 들 수 있지만, 감정만으로는 상황이 나아지지 않습니다. 결국 사건은 기록과 증거, 그리고 절차 안에서 판단됩니다.

 

지금 재판을 앞두고 있거나 진행 중이라면, 서두르기보다 자신의 사건이 어떤 쟁점으로 다뤄지고 있는지부터 차분히 정리해 보셨으면 합니다. 무엇이 다툼의 핵심인지, 어떤 부분이 인정되고 어떤 부분이 문제 되는지 스스로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형사재판은 단순히 처벌의 절차가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을 다시 정리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이 납득 가능하도록 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