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우리 모두의 이야기
사람들은 각자 정해진 운명의 길을 걷는 듯합니다. 그리고 이 수많은 길은 서로 만나는 시점이 있습니다.
이른바 ‘인생의 교차로’이죠. 처음에는 다들 우연이라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면서
그것이 우연이 아닌 필연이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 필연의 시점은 왜 찾아오는 것일까요? 바로 서로가 서로에게 꼭 배워야 할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온전히 깨달을 때, 우리는 물리적으로나 심적으로나 배움이라는 ‘선물’을 가지고 각자의 갈림길에서 헤어지게 됩니다.
인생의 모든 경험은 ‘선물’입니다. 다만, 우리의 이분법적 사고가 ‘받고 싶은 선물’과 ‘받기 싫은 선물’이라는 구별을 낳을 뿐, 가치 없는 경험은 없는 듯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살아가면서 그것이 선물이었음을 깨달을 지혜를 하느님께, 부처님께, 예수님께, 조상님께, 선생님께, 어른들께 구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남은 재판이라는 길에서 무엇을 반성하고, 무엇을 참회하고, 무엇을 얻어갈지는 잘 모르겠지만,
신께서 우리 모두를 깨달음의 길로 인도하시길 소망합니다.
구치소, 교도소라는 길을 함께 걷고 있는 우리 모두!
만난 김에 허심탄회하게 그동안 아무에게도 하지 못했던 말, 시원하게 털어놓고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서로 싸우지도 말고, 서로 비방하지도 말고, 서로 판단하지도 말고, 그냥 서로 잘 지내다가 가길 응원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때가 되면 각자 갈림길에서 헤어질 텐데 자존심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 안 그래요?
모두 인간미 뿜뿜하길 기대할게요! ^^
대구구치소 OOO-O실에 계신 여러분! 이건 거짓말 아니고, 진심이에요. 밖에서 만났던 그 누구보다 여러분들이 최고였습니다. 더 인간미 넘치고, 더 멋있었습니다.
덕분에 잘 쉬고, 잘 웃고, 잘 반성해서 더 나은 사람이 되어 살아갈 용기를 얻었습니다. 우울증, 불면증도 치료됐어요. 모두 파이팅!♡
대구구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