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겠다며 카드론까지 ‘신용대출’로 묶는 규제를 내놓자 중저신용자들의 대출 길이 막히며 금융 사각지대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일 여신금융협회와 카드사에 카드론을 신용대출로 분류한다는 유권해석을 전달했다.
카드론은 급전이 필요한 서민과 자영업자들이 주로 이용해 온 창구였지만 이번 규제로 신용대출 총액이 연 소득을 초과할 수 없게 되면서 이용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이번 유권해석은 최근 시행된 가계부채 관리 방안과 연동된다. 해당 방안에 따라 모든 신용대출은 ‘연소득 이내’로 제한된다. 이에 따라 카드론을 포함한 신용대출 한도가 줄어들고, 대환대출 가능성도 크게 낮아졌다.
결국 기존 카드론을 낮은 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의 대환대출도 차질을 빚게 됐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를 안고 있는 인터넷은행으로서는 대출 여력 자체가 줄어드는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과 인터넷은행, 카드사까지 문을 걸어 잠그면 결국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중저신용자들이 대부업체나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정부는 장기 연체자 채무조정, 민간 중금리대출 인센티브 제공 등 ‘서민금융 강화’를 강조해 왔다.
하지만 이 역시 ‘엇박자’라는 비판이 나온다. 저축은행이 공급하는 민간 중금리대출도 신용대출로 간주되기 때문에 총량 규제에 걸려 실질적인 대출 여력이 줄어드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규제 전후 저축은행의 신용대출 승인율과 승인액은 70% 이상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민간 중금리대출 확대를 유도한다면서 신용대출 규제에 포함시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이대로라면 고객의 70~80%가 불법 사금융에 노출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규제는 고소득층보다 생계 기반이 불안정한 저소득층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같은 신용대출이라도 고소득자에게는 투자나 소비 여력 통제에 그치지만 저소득자에게는 단기 생계자금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서민금융 활성화를 내세우는 정책 방향과 대출 총량을 조이는 현장 규제 사이에 명백한 충돌이 있다”며 “형식적인 ‘유권해석’에 앞서 실제 서민들의 금융 접근성을 어떻게 보장할지에 대한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