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바라지 카페’를 보며 떠오른 JMS의 그림자

 

‘신이라 불린 남자’ JMS 정명석. 그는 하나님의 대리자를 자처하며 고립된 이들의 심리를 파고들었다. 사랑, 공동체, 위로라는 이름으로 다가가고, 그 틈에 신도들은 서서히 세뇌당했다. 이른바 ‘가스라이팅’ 구조다. 그러나 이 구조는 결코 종교 안에서만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 우리 곁에서, 또 다른 형태의 사이비 구조가 조용히 자라고 있다. 이름하여 ‘옥바라지 카페’다, 이 카페는 2017년, 한 출소자가 “가족의 아픔을 나누는 공간”이라며 만든 온라인 커뮤니티다. 이후 ‘안기모’ 등 유사 카페들이 줄지어 등장했고, 이른바 ‘옥바라지 생태계’가 형성됐다. 그런데 그 구조를 들여다보면 놀랍게도 사이비 종교와 닮아 있다.

 

대상은 외롭고 고립된 사람들이다. 접근 방식은 공감과 정보 제공, 그다음은 ‘조언’이라는 이름의 통제와 집단화, 마지막엔 절대적 신뢰와 맹신을 요구한다.

 

문제는 이들이 법률조언까지 서슴지 않는다는 점이다. 출소자와 가족의 만남, 가족 간 금전거래, 중재 명분의 사적 개입 등 법적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된 채 벌어지는 '상담 놀이'가 벌어진다.

 

심지어 국가기관인 교정본부를 대상으로 무분별한 정보공개청구를 남발하며, 단순한 커뮤니티 수준을 넘어 심각한 구조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원 수는 오히려 늘어난다.

 

왜일까? 운영진은 이 구조가 커질수록 변호사 광고, 수발업체 광고 등 상업적 수익이 커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문제점이 생길수록, 오히려 더 ‘카페에 의지하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는 사이비 종교의 돈벌이 구조와 놀랍도록 유사하다.  JMS의 실체를 세상에 드러낸 이는 한 교수였다. 김도형 교수. 그는 신도들의 맹신 속에 가려진 정명석의 실체를 끈질기게 추적했다.

 

필자 역시 그처럼 ‘옥바라지 카페’의 구조와 문제점을 드러내기 위해, 운영진과 스태프, 출소자들 간에 오가는 ‘법률조언’ 대화들을 발췌해 공개했다.

 

그러자 운영진의 움직임이 달라졌다. 카페 운영진은 본지가 모니터링하고 있음을 인지한 뒤, 회원 간 법률조언이 이어지지 않도록 ‘중재’ 명분으로 글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최근 카페의 최대 관심사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여부였다.


회원들은 2024년도 자료를 근거로 “수형자는 지급 대상이 아니다”라며 단정적인 입장을 내세우고, 이를 두고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그러나 운영진은 본지의 모니터링을 의식한 듯, “공식 기사로 발표되기 전까지는 답변을 자제하라”며 회원들 간 논의를 단속하기 시작했다.

 

며칠 뒤인 지난 5일, 행정안전부 대변인실은 본지가  특수신문이라는 점을 고려해, ‘수형자에게도 쿠폰이 지급될 예정’이라는 내용을 우선적으로 전달했다. 본지는 해당 내용을 즉시 보도에 반영했다.

 

이후 해당 기사를 본 한 카페 회원이 기사 내용을 커뮤니티에 게시하자, 게시글은 10분 만에 조회수 100건을 넘긴 뒤 운영자에 의해 곧바로 삭제됐다.

 

이 카페의 운영자와 스태프들에게 중요한 것은 회원들에게 정확한 정보나 진실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에게는 사실보다 ‘통제된 신뢰’를 유지하는 것이 우선이다.

 

공식 언론을 통해 객관적인 정보와 사실이 퍼지게 되면, 지금껏 카페 내부에서 맹신으로 유지되어온 카페 내부의 권위와 신뢰 구조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JMS 종교집단이 진실 앞에 어떻게 반응했는지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그리고 지금 ‘더 시사법률’은 카페 내에서 ‘금지어’처럼 취급된다.

 

지금도 누군가 본지의 기사를 올리면 곧장 삭제된다 . 이들은 정확한 정보는 자신들이 신이 되는데 걸림돌일 뿐이다. 심지어 구속 중인 가족이 카페에 활동하는 회원에게 “카페에 너무 빠지지 말라”고 조언한 사연이 올라오자, 회원들은 “여기가 얼마나 좋은 곳인지 아느냐”며 "이카페에 정보가 많고, 교도소 안엔 ‘오히려 교도소가 카더라 뉴스’뿐이다"며 카페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다. JMS는 아직도 “정명석이 신”이라 믿는 자들이 존재한다.

 

진실이 무너져도, 믿음을 거두지 못하는 이들이 남아 있는 것이다. ‘옥바라지 카페’ 역시, 지금 그 그림자를 닮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