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 파키아오 경기 주선 후 수수료 문제로 협박한 대표

필리핀 복싱 영웅 매니 파키아오(47)와의 복싱 경기를 주선한 뒤 수수료를 받지 못하자, 대전 상대인 국내 무술가를 협박해 수억원을 뜯으려 한 업체 대표가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았다.

 

인천지법 형사항소 4-3부(신지은 부장판사)는 공갈미수 혐의로 기소된 A(45)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800만원을 선고했다고 31일 밝혔다.

 

A씨는 2023년 7월 10일부터 8월 8일까지 카카오톡 메신저로 한국

출신 무술가이자 인플루언서인 B(43)씨를 7차례 협박하여 7억4천700만원을 뜯으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2022년 12월 파키아오와 B씨 간의 국내 복싱 경기를 주선했으나, B씨 소속사로부터 약속했던 수수료 6억원을 지급받지 못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B씨에게 "지금 사용하는 SNS부터 모든 것을 제가 다 부숴드리겠다"며 "제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나중에 보면 깜짝 놀랄 거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또한 "이제 평생 저(에게) 피해준 사람들에게 복수하며 살 것"이라며 "앞으로 무엇을 하실지 모르겠지만 제가 계속 따라다니겠다. 잘살아 보세요"라고 협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행위가 범죄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고 협박 내용을 실행할 의사가 없었다고 한다"며 "피고인의 협박에는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할 만한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공갈미수 금액이 많긴 하지만 이는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받지 못한 돈"이라며 "피고인은 이 사건 민사책임으로 피해자에게 손해배상금 500만원을 지급해야 하고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