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국민 신뢰는 어떻게 형성될까. 2025년 8월 구치소 변호인 접견 특혜 논란은 법이 누구에게나 같은 기준으로 작동해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한편 현실에서는 구속 상태에 놓인 당사자와 가족들이 절차와 대응 방향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사건을 감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결국 공정한 형사절차란 특정인에 대한 예외를 줄이는 동시에, 누구에게나 필요한 법률 접근성과 설명 가능성을 고르게 보장하는 데서 출발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선녀 변호사는 “형사절차의 신뢰는 특별대우를 허용하지 않는 데서 그쳐서는 안 되고, 절차에 놓인 모든 사람이 사건을 이해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서 완성된다”는 취지로 말한다. 그는 구속 사건을 둘러싼 법률 조력 문제 역시 개인 보호의 차원이 아니라, 형사사법의 형평성과 공공 신뢰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선녀 변호사와의 일문일답이다.
Q. 2025년 8월 구치소 변호인 접견 특혜 논란이 불거지면서 형사절차의 공정성 문제가 다시 주목받았습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A. 이번 논란은 국민이 형사사법 절차를 바라볼 때 가장 민감하게 보는 기준이 결국 ‘누구에게나 같은 원칙이 적용되느냐’라는 점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특정인에게만 예외적인 편의가 허용된다는 인식이 생기면 절차 전체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형사절차의 공정성은 결론 이전에, 사건의 성격이나 당사자의 지위와 무관하게 같은 기준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는지에서 평가받아야 한다고 봅니다.
Q. 그런데 한편으로는 특혜 논란과는 반대로, 절차 자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재판을 겪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A. 맞습니다. 공정성이라는 것은 특혜를 없애는 데서만 완성되지 않습니다. 현실에서는 구속 상태에 놓인 당사자나 가족들이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충분히 파악하지 못한 채 절차를 감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형사절차의 신뢰를 높이려면 일부에게 예외를 주지 않는 것과 함께, 누구나 기본적인 설명과 필요한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체계도 함께 갖춰져야 합니다.
Q. 그렇다면 구속 사건에서 변호인의 역할도 개인 보호 차원을 넘어 더 넓게 봐야 한다는 말씀이신가요.
A. 그렇습니다. 구속 사건에서의 법률 조력은 특정인을 감싸거나 편의를 제공하는 문제가 아니라, 형사절차가 기록과 증거, 법률에 따라 움직이도록 만드는 기본 장치라고 봐야 합니다.
당사자가 자신의 상황을 제대로 설명하고 절차를 이해할 수 있어야 수사와 재판도 사실관계에 맞게 진행될 수 있습니다. 결국 이는 개인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형사사법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한 공공적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Q. 수사기관과 재판부가 실제로 무엇을 중요하게 보는지 이해하는 경험도 이런 문제를 다루는 데 중요할 것 같습니다.
A. 실제로 그렇습니다. 수사기관과 재판부가 어떤 부분을 핵심적으로 보는지 이해하고 있으면 사건을 감정적으로 접근하기보다 쟁점을 더 정확하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무엇이 중요한 사실인지, 어떤 자료가 실질적으로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지, 어디까지가 설득 가능한 주장인지를 분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결국 전문성의 의미는 영향력을 기대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절차를 더 합리적이고 예측 가능하게 만드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제도적으로는 어떤 보완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A. 우선 구속 상태에서도 사건 진행 경과와 필요한 대응을 보다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 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가족들도 최소한의 절차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현실적인 소통 구조가 마련돼야 합니다.
형사절차의 공정성은 법 조문만으로 확보되지 않습니다. 실제 현장에서 정보 접근과 기본적인 조력이 얼마나 균형 있게 보장되느냐가 제도의 신뢰를 좌우한다고 봅니다.
Q. 끝으로,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형사사법 시스템은 어떤 모습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A. 누구에게도 특별대우가 없고, 누구도 절차 밖에 방치되지 않는 시스템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정성은 예외적 편의를 차단하는 데서 시작하지만, 거기서 멈춰서는 안 됩니다. 사건을 겪는 모든 사람이 절차를 이해하고 필요한 조력을 받을 수 있을 때 비로소 형사사법은 공공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