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은 되고 나는 안 되나”… ‘밀양 성폭행 사건’ 신상 공개 유튜버의 항변

 

2004년 발생한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의 피의자와 가족 신상을 공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튜버가 선고 연기 직후 입장을 밝혔다.

 

유튜버 A 씨(45)는 29일 자신의 채널 커뮤니티에 “법정에선 말하지 못했지만 지금이라도 답하겠다”며 “내가 범죄자가 되고, 제3자가 내 사진을 모자이크해 올려도 기분이 그리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6~7월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밀양 성폭행 사건 가해자’라며 11명의 이름과 얼굴 사진을 게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이 가운데 4명은 실제 사건과 무관한 인물로 드러났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7단독 황방모 판사는 지난 21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선고 공판에서 “엄벌을 요구하는 탄원서가 다수 접수됐다”며 “아직도 유튜브에 가족사진을 게시하고 있느냐”고 A 씨를 질책했다.

 

이어 “눈만 가린 채 사진이 온라인에 떠돌면 기분이 좋겠느냐”며 “이건 결코 가볍게 볼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A 씨는 “잘못된 행동임을 인지하고 있다”고 답했지만, 문제의 게시물을 삭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구체적인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결국 재판부는 선고를 오는 10월 23일로 연기하고 “관련 게시물에 대한 입장을 서면으로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재판부의 선고 연기는 A 씨의 반성 진정성을 확인하거나, 신상 공개라는 ‘사적 제재’에 대한 경고 조치 등으로 풀이된다.

 

선고 연기 이후 A 씨는 문제의 게시물을 모두 삭제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과거 언론과 방송은 모자이크 처리된 범죄자 가족사진을 사용하는 일이 흔했다”며 “재판을 통해 온라인에서는 그게 안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대한민국 사법 현실이 슬프다”고 주장했다.

 

한편 밀양 성폭행 사건은 2004년 경남 밀양에서 고등학생 44명이 울산의 여중생을 꾀어내 1년여간 성폭행을 저지른 사건이다. 당시 10명이 정식 기소됐고, 20명은 소년부로 송치됐다. 나머지 13명은 피해자와의 합의나 고소장 미제출 등의 이유로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았다.

 

이후에도 해당 사건은 2차 피해, 언론보도 윤리 등 다양한 논란을 남겼다. 그리고 수십 년이 지난 지금, 또다시 유튜브를 통해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의 신상이 온라인에 떠돌며 법적·사회적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