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건진법사 관봉권 띠지 분실’ 사건 상설특검 검토 지시

압수물 ‘띠지 분실’ 논란…수사 신뢰성 흔들

 

압수된 증거물은 형사재판에서 사실관계를 입증하는 중요한 자료다. 수사기관에는 해당 증거의 동일성과 보관 상태를 유지해야 할 관리 의무가 따른다.

 

압수 이후 보관·이동·분석 전 과정에서 관리가 적정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수사의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이 같은 기준을 둘러싸고 최근 검찰의 증거물 관리 문제를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른바 ‘건진법사 관봉권 띠지 분실’ 사건과 관련해 상설특검 도입 가능성을 포함한 대응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특검을 포함한 제도적 대응 방안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압수 과정에서 확보된 단서가 분실된 상황에서 수사 신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문제의 발단은 ‘건진법사’로 불리는 전성배씨 자택 압수수색에서 발견된 현금이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해 12월 약 5000만원 규모의 한국은행 관봉권 현금을 확보했지만 자금 출처를 규명하지 못한 채 사건을 특검에 이첩했다.

 

당시 현금에는 검수 날짜와 담당자가 표시된 관봉권 띠지가 부착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수사 과정에서 해당 띠지가 분실되면서 자금 유통 경로 확인에 어려움이 발생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법무부의 감찰 지시 이후 대검찰청이 감찰에 착수했다. 이후 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되면서 사건은 감찰 단계에서 수사로 전환됐다.

 

그러나 국회 청문회에서 수사관들이 띠지 분실 경위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변하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정치권에서는 내부 감찰만으로 책임을 규명하는 구조 자체가 공정성 논란을 키운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형사소송 절차에서는 압수물의 상실이나 훼손을 방지하기 위한 관리 의무가 전제된다. 동일성과 출처 추적 가능성이 유지되지 않으면 증거 신빙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고, 이는 사건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압수 과정에서는 압수목록 작성과 교부 등 기본 절차도 준수해야 한다. 절차 위반이 중대할 경우 위법수집증거 배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는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는 원칙적으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상설특검은 기존 수사기관과 분리된 독립적 수사 체계다. 국회 의결이나 법무부 장관 통지가 있을 경우 특별검사 후보추천위원회가 구성돼 추천 절차가 진행된다.

 

대통령실은 이번 지시가 특정 사건의 특검 이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수사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폭넓게 검토하라는 취지라는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증거물 분실 문제가 아닌 수사 신뢰 전반과 직결된 사안으로 보고 있다. 압수물 관리 책임과 절차 준수 여부, 수사 주체의 독립성 문제가 함께 제기되면서 제도 개선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