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조리기능사 (서울남부교도소)

 

안녕하세요, <더시사법률> 구독자 여러분. 저는 2025년 6월 상반기 한식조리기능사를 취득한 수용자입니다. 곧 있을 직업훈련 모집에 도움이 되고자 경험담을 적어봅니다.


선발 과정
한식조리기능사는 6개월 과정으로, 상반기(1~6월)와 하반기(7~12월)로 나눠 연중 두 차례 실시합니다. ‘조리실습 과정’이라는 이점이 있어 다른 직업훈련 공과보다 경쟁률이 높기 때문에 1지망으로 선택하셔야 선발될 확률이 높습니다.

 

요식업 종사자가 아니더라도 선발될 수 있기 때문에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으시다면 꼭 지원하세요. 선발된 훈련생의 등급은 S1부터 S3까지 고르게 분포되어 있습니다. 또 선발을 위한 자격조건에 REPI 등급은 들어가지 않으니 지원을 원하신다면 참고 부탁드립니다. 한 과정당 훈련생 총원은 30명(숙련공 3명, 훈련생 27명)입니다.


훈련 과정
첫날에는 인사를 나누고 교재를 배부하며, 공과 실습장 청소를 실시합니다. 1~3개월 차에는 필기시험을 준비합니다. 이때는 선생님께서 교재 위주로 수업을 진행하십니다. 학습 진도에 맞추어 교재 내용을 노트에 필사해야 하며, 교재 진도가 끝나면 모의고사 기출문제를 풀기 시작합니다. 60문항 중 36문항을 맞혀야 합격이기에, 모의고사 문제풀이 후 정답을 맞힌 개수가 35개 이하인 사람은 오답노트를 작성합니다. 나머지 시간에는 자습을 합니다.


2~5개월 차에는 실습을 진행합니다. 처음에는 조리복, 조리기구를 소독하고 칼을 지급받습니다. 개인 조리대 위생 유지에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그 다음에는 칼로 써는 연습을 하는데, 지루할 수 있으나 조리의 기초가 되기 때문에 이때 연습을 잘 해둬야 실전에서 요리를 할 때에도 지장이 없습니다.

 

썰기 실습을 마치면 본격적인 조리에 들어가며, 한 요리당 3~4번씩 연습할 수 있도록 커리큘럼이 짜여있습니다. 실습을 시작하면 조리한 음식을 맛볼 수 있게 되는데요. 가장 맛있었던 것은 오징어볶음, 잡채, 비빔밥이었습니다. 김치도 직접 담가볼 수 있어 실습 시간이 정말 즐겁습니다. 또한 재료가 남을 경우 부산물 조리 시간이 주어져서 가스불에 라면을 끓여 먹거나 부침개를 부쳐 먹기도 합니다. 


시험 관련
(1) 필기시험
3개월 차에 실시하며, CBT(Computer Based Test) 방식입니다. 대부분 기출문제집에서 출제되기 때문에 잘만 준비하신다면 공부에 관심 없던 분들도 합격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러니 자신감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2) 실기시험
5개월 차에 실시하며 2가지의 한식을 지정된 시간 내에 요구사항에 맞게 조리하여 제출해야 합니다. 넣지 말아야 할 재료를 넣거나 음식을 태우거나 충분히 익지 않으면 실격이니 특히 주의하세요. 심사위원들은 맛보다는 위생, 재료 관리 상태, 조리 과정, 제출 시간 위주로 점수를 매깁니다.


서울남부교도소 생활
한 방을 6~7명씩 사용합니다. 시설이 깨끗하고 쾌적하여 지내기에 좋고, 다른 교도소에 비해 행정 처리가 빠릅니다. 담당 직원분들도 친절하시고, 개방처우사동이 많기 때문에 수용자에 대한 제재가 많지 않았습니다. 가족 만남의 날도 한 달에 한 번씩 지원할 수 있습니다.


1주에 한 번씩 라면이 바뀌고, 2주에 한 번씩 과자 종류가 바뀌어서 부식을 종류별로 먹을 수 있습니다. 식품 구매에는 요일별 한도가 있는데, 월요일, 수요일은 2만원, 금요일은 3만원입니다(추가 보고전 제출 시 5만원까지도 가능합니다). 사약 구매는 2주에 1회이며, 한 번 구매할 때 6가지 종류의 약품을 구매할 수 있고 타 교도소에 비해 약의 종류가 많습니다.


운동장에는 족구 네트가 4개 있고 평행봉과 철봉이 설치돼 있습니다. 전화 부스는 운동장에 10개, 각 공과에 1개씩 설치돼 있습니다. 접견 시간은 13분, 운동 시간은 40분이며 이발은 2주일에 1회, 온수 샤워는 주 1회(동계 기준입니다), 종교 행사는 매주 금요일 실시합니다. 식사는 아주 맛있지만 양이 넉넉하지는 않습니다. 첵스 초코 시리얼, 햄버거, 우동, 과일 화채 등 맛있는 식단이 나옵니다.


후기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함으로써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게 되어 뿌듯했고, 국가 자격증을 갖게 되니 자신감도 올라갔습니다. 미지정 사동에서 거실에서만 시간을 보낼 수도 있었는데, 직업훈련에 참여해 성취감과 자신감을 얻으며 교화에도 큰 도움을 얻은 것 같습니다. 이 글을 보시게 될 <더시사법률>의 다른 구독자분들도 저와 같은 뿌듯함과 성취감을 얻게 되시길 바라며 글을 줄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