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 씨가 어린 시절 가족사진을 공개하며 “차라리 태어나지 말걸”이라는 글을 남겨 괴로운 심경을 드러냈다. 가족사와 과거 기억을 함께 꺼내 보이면서 스스로를 향한 자책과 감사의 감정이 뒤섞인 메시지를 전했다.

전 씨는 지난 25일 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유년 시절 사진 여러 장을 게시했다. 한복을 입은 채 할아버지의 손을 꼭 잡고 있는 모습, 할머니 이순자 여사 품에 안겨 미소 짓는 장면이 담겼다.

전 전 대통령이 어린 전 씨를 안고 있는 방송 화면을 촬영한 사진도 함께 올렸다. 이어 어린 시절 영상이 포함된 게시물에는 “차라리 태어나지 말걸”이라는 짧은 문구를 덧붙였다.

전 씨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사진도 함께 게재했다. 이후 고(故) 문재학 열사 유족과 식사를 하거나 웃고 있는 사진을 추가로 올리며 “저 같은 벌레는 사랑으로 받아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전 씨는 앞서 2023년 3월 광주를 찾아 5·18 피해자와 유족에게 직접 사과의 뜻을 밝힌 바 있다.

또 다른 게시물에는 마약 예방 치유단체 ‘은구’ 대표로 활동 중인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 등과 함께한 사진을 올리며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시간에 등불처럼 서 계셨던 분들”이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자신이 어려움을 겪던 시기에 곁을 지켜준 이들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었다.

이와 함께 최근 공개했다가 삭제했던 웹툰도 다시 게시했다. 인공지능(AI)으로 제작된 해당 웹툰은 전 씨의 유년 시절과 가족사를 소재로 삼았으며, 자신을 어린 양 ‘몽글이’로 표현했다.

웹툰에는 아버지 전재용 씨의 불륜, 친어머니의 투병, 새어머니와의 갈등, 조부모로부터 당한 폭행, 입시 비리 의혹 등 가족 내부의 이야기가 담겨 공개 당시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이번에 다시 공개된 웹툰에는 미국 유학 중 뉴욕대학교에 합격했지만 아이비리그 대학에는 모두 탈락해 아버지를 실망하게 했다는 내용, 학생들로부터 대마초를 권유받아 접하게 된 경험 등도 포함됐다. 개인적 좌절과 일탈의 계기를 비교적 상세히 풀어낸 대목이다.

한편 전 씨는 2023년 12월 마약 투약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마약 중독 예방센터에서 활동 중인 근황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번 게시물 역시 과거와 현재를 함께 꺼내 보이며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는 과정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