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 전 추징보전’과 ‘추징 선고’의 차이점은?

 

Q. 현재 영장이 발부되어 구치소에 수감된 상태에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갑자기 추징보전 결정문을 받게 됐습니다. 아직 재판도 받지 않았는데 추징금이 확정된 것인지, 또 기소 전 추징보전과 일반적인 추징은 어떻게 다른 것인지 혼란스럽습니다.

 

A. 기소 전 추징보전과 추징 선고는 모두 범죄수익 환수와 관련된 제도이지만, 성격과 목적, 절차는 다릅니다.

 

먼저 질문과 같은 기소 전 추징보전은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조치입니다. 향후 판결에서 추징금이 선고될 경우 그 집행이 가능하도록 미리 재산을 묶어두는 보전처분에 해당합니다. 쉽게 말해 피의자가 재산을 처분하거나 숨겨 버리는 상황을 막기 위한 잠정적 조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추징 선고는 법원이 유죄 판결을 하면서 함께 내리는 확정적 판단입니다. 몰수가 불가능한 물건의 가액이나 범죄로 취득한 수익을 국가에 납부하도록 명하는 것으로, 본안 재판 결과에 따라 내려지는 처분입니다.

 

비유하자면 기소 전 추징보전은 민사상 가압류와 비슷한 성격이고, 추징 선고는 형사재판의 결과로 실제 환수를 명하는 단계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다만 기소 전 추징보전 결정문에 적힌 추징보전액이 그대로 최종 추징금으로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추징보전액은 수사 단계에서 검찰이 파악한 재산과 당시 확인된 사정을 기준으로 정해지는 반면, 최종 추징액은 재판 과정에서 제출된 증거와 법리를 바탕으로 법원이 판단합니다.

 

따라서 추징보전액보다 훨씬 적은 금액이 선고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므로, 수사기관이 산정한 액수에 다툴 부분이 있다면 재판 과정에서 충분히 문제를 제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Q.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중인데 별도로 추징보전 조치가 이루어진 것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추징 선고가 안 되는 것은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추징이 선고되는 사건은 어떤 경우인지, 또 추징금은 어떤 방식으로 산정되는지 궁금합니다.

 

A. 추징은 형법 제48조 제2항에 규정된 제도로, 몰수할 수 없는 경우 그 가액을 추징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즉 추징은 몰수에 대신해 그 가액의 납부를 명하는 처분으로, 주형은 아니지만 형벌적 성격을 갖습니다.

 

추징금이 선고되는 사건은 다양합니다.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이 적용되는 사건, 부패재산몰수법이 적용되는 사건, 마약류 관련 범죄가 문제 되는 사건 등이 대표적입니다.

 

실무상 흔한 유형으로는 성매매 알선 수익이 장부나 계좌내역으로 확인되는 경우, 도박사이트 운영이나 보이스피싱 조직 활동으로 일정한 수익을 받은 경우 등이 있습니다. 마약 사건에서는 거래대금이나 수익을 기준으로 추징이 문제 되기도 합니다.

 

다만 추징 선고는 기본적으로 범죄수익을 특정할 수 있어야 가능합니다. 대법원도 몰수·추징의 대상 여부나 추징액 인정은 범죄구성요건 자체에 관한 것은 아니어서 유죄 판단과 같은 정도의 엄격한 증명까지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증거에 의해 인정되어야 하고 범죄수익을 특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추징할 수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결국 법원이 추징을 명하려면 검사가 그 금액의 근거를 제시해야 하지만, 그 입증 정도는 형사 유죄 판단과 동일한 수준까지 요구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검사의 산정 방식이나 금액 산출 근거에 부족한 점이 있다면 이를 다투어 추징액을 줄이는 것이 가능합니다.

 

특히 수사 단계에서 피의자가 자신의 수익액에 대해 진술한 내용은 추징금 산정의 자료로 사용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정확한 수익액을 모르는 상태에서 과장되거나 불명확하게 진술한 내용이 나중에 그대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수사 과정에서의 진술이 추징금 산정의 중요한 근거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Q. 현재 보이스피싱 사건에 연루되어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피해자와 합의를 하면 검사의 구형보다 적은 금액으로 추징금이 선고되거나, 아예 추징이 선고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A. 보이스피싱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취득한 보수가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이나 부패재산몰수법에 따라 추징 대상이 될 수 있고, 실제로 추징이 함께 문제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건에서 반드시 동일하게 추징이 선고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먼저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따른 추징은 임의적 추징의 성격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피고인이 취득한 보수 규모가 크지 않고 피해자들과 합의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재판부가 보수 전부에 대해 별도로 추징까지 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해 검사의 추징 의견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부패재산몰수법이 적용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피해자들이 계좌거래내역 등을 통해 피해금액을 비교적 확인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재산반환청구나 손해배상청구 등 민사상 권리행사가 가능하다고 평가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여기에 피해자와의 합의나 공탁까지 이루어졌다면, 재판부가 별도의 추징 선고 필요성을 낮게 볼 가능성도 있습니다.

 

결국 피해자와의 합의는 단지 양형상 감경 사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 추징금 판단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결과는 피고인이 실제 취득한 보수의 액수, 피해 회복 정도, 피해자들의 권리행사 가능성, 범행 구조와 가담 정도 등 여러 사정을 함께 고려해 결정됩니다.

 

정리하면, 피해자와 합의를 했다고 해서 언제나 추징이 면제되거나 반드시 감액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실제 재판에서는 합의와 공탁이 추징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검토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추징 문제는 양형 문제와 별개가 아니라 함께 준비해야 할 쟁점으로 보고 대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