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범죄, 폭행·금품갈취 줄고 모욕·성폭력 급증했다

10년 새 모욕 4배·성폭력 2배 이상 증가
은밀범죄 경향에…경찰·교육청 공동 대응

 

청소년의 폭행과 금품갈취 등 물리적 범죄는 감소한 반면, 모욕과 성폭력처럼 은밀하고 지속성이 강한 범죄는 급증하고 있다. 범죄 양상이 크게 변화하면서 학교 현장의 위험 구조 역시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청소년 가운데 모욕·명예훼손 혐의로 검거된 인원은 2015년 65명에서 지난해 348명으로 늘어 10년 사이 약 43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성폭력 혐의로 검거된 인원도 192명에서 709명으로 269% 늘었다.

 

반면 폭행·상해 혐의로 검거된 인원은 2015년 1586명에서 지난해 1284명으로 19% 감소했고, 금품갈취 역시 224명에서 207명으로 8% 줄었다. 전통적인 형태의 학교폭력은 감소한 반면, 언어적·정서적 침해와 성적 범죄는 빠르게 늘어난 셈이다.

 

경찰은 이러한 통계를 근거로 청소년 범죄가 과거처럼 즉각적으로 드러나는 폭력에서 벗어나, 온라인과 관계망 속에서 은밀하게 이뤄지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모욕과 성폭력 범죄는 반복성과 확산성이 강해 피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대응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아울러 아동 약취·유인, 학교 대상 테러 협박, 온라인 도박과 마약, 무분별한 픽시 자전거 운행에 따른 사고 등 새로운 유형의 안전 위협이 일상화되고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는 학교 밖 환경과 온라인 공간까지 범죄 위험이 확장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같은 상황 인식을 바탕으로 서울경찰청과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안전한 학교’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 기관은 청소년 범죄와 안전 문제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협약에 따라 통학로 안전 강화, 안전교육 내실화, 맞춤형 학교폭력 예방, 고위기 청소년 관리, 청소년 도박 예방, 테러 등 위기 상황 대응 등 6개 중점 과제가 선정됐다.

 

양 기관은 이를 실행하기 위한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정기적으로 대응 방안을 점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