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일 때 저지른 잘못, 지금 처벌받을 가능성은?

 

Q. 안녕하세요. 제가 촉법소년이던 시기에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이하 아청물)을 소지·유포·제작한 적이 있습니다. 이 건에 대해 현재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친구에게서 연락을 받았습니다.


저는 현재 성인이고, 다른 사건으로 인해 수감되어 있습니다. 촉법소년이던 당시에는 제가 하는 행동이 죄가 된다는 것을 명확히 인식하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촉법 연령이 경과한 시점에도 제 휴대전화에 영상이 남아있었지만 저는 인지하지도 못했고, 확인해서 삭제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처럼 촉법소년 시절에 저지른 죄가 촉법 연령이 초과한 후에 발각되었으며, 문제가 될 수 있는 영상이 아직도 단말기에 저장되어 있는 상황이라면 제가 해당 사건으로 인한 형사처벌을 받아야 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또 해당 건으로 인해 만약 경찰 조사를 받게 된다면, 제가 “휴대전화에 어떤 영상물이 저장되어 있었는지 정확히 알지 못했고, 영상을 소지하고 있었다는 인식이 없었다”는 주장을 할 경우 수사기관과 재판부가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지도 궁금합니다.


그리고 저는 추가로 사기죄, 정보통신망 침해죄로 고소를 당한 상태입니다. 두 범죄 모두 혐의가 인정되어 처벌 대상이 되는 경우 형벌은 어떻게 정해지는 건가요? 두 가지 범죄 중에서 법정형이 더 무거운 범죄 하나만을 기준으로 처벌을 받게 되는 것인지, 아니면 사기죄와 정보통신망 침해죄 각각에 대해 형이 선고되고 이를 합산하여 처벌을 받게 되는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이 사안이 형법상 실체적 경합범과상상적 경합범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처벌 방식이 달라지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실제 수사 및 재판 실무에서는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두 범죄가 동일한 행위에서 비롯된 경우와 행위가 분리되어 각각 독립적으로 이루어진 경우에 처벌 방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함께 설명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태강의 조은 변호사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질문자님 사례의 경우 ‘행위 시점이 언제인지’가 핵심이 될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 형법 제9조에서는 “14세 되지 아니한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에 해당하는 연령을 흔히 ‘촉법소년’이라 부릅니다. 범행 당시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인 ‘촉법소년’이었다면 형사처벌을 받지 않으며, 소년법에 따른 보호처분을 받게 됩니다.


만약 아청물의 제작 및 유포 행위가 촉법소년이던 시기에 완전히 종료되었다면, 성인이 된 지금 수사를 받더라도 형사처벌(징역, 벌금 등)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수사가 진행되더라도 ‘공소권 없음’ 처분이 내려질 것으로 보여집니다. 원칙적으로는 행위 시점이라는 기준에 따라 보호사건 송치 결정이 내려져야 하겠지만, 이미 성인이 되었기 때문에 소년법상 보호처분을 내릴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아청물 소지죄’는 성격이 다릅니다. 소지죄는 물건을 점유하고 있는 동안 범죄가 계속되는 ‘계속범’의 성격을 띠기 때문에 촉법소년 시기에 완전히 종료된 것이 아닌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 이에 따라 성인이 된 이후에도 범죄가 계속된다고 보아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휴대전화에 어떤 영상물이 저장되어 있었는지 정확히 알지 못했고, 영상을 소지하고 있었다는 인식이 없었다”고 주장하면 재판부가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궁금해하셨는데, 이 부분이 가장 까다로운 지점입니다. 14세 미만일 때 영상을 다운로드했더라도 그 영상을 삭제하지 않은 채 성인이 될 때까지 소유하고 있었다면 수사기관이 이를 ‘범죄가 현재까지 지속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형사처벌을 위해서는 반드시 ‘고의(인식)’라는 요건이 필요합니다. 이에 따라 피의자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과거에 저장한 사실은 있으나 이후 잊어버렸고, 성인이 된 후에는 해당 영상의 존재를 전혀 몰랐다”고 주장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수사기관이나 재판부는 단순히 “몰랐다”는 말만 증거로 삼아 고의를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해당 파일의 생성일, 마지막 접근일, 파일명의 명확성(아청물임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지 여부), 기기 교체 시 데이터 이전 기록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합니다. 따라서 “정확히 무엇이 있는지 몰랐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지려면, 당시의 상황과 이후의 관리 소홀을 뒷받침할 객관적인 정황 증거가 필수적입니다.


이 경우는 정말 ‘촉법소년 시절 사용하던 옛 기기를 방치해 두었을 뿐이며, 성인이 된 후 한 번도 전원을 켜거나 해당 폴더에 접속한 사실이 없는 경우’라든지 ‘본인이 직접 저장한 것이 아니라 클라우드 자동 백업 기능을 통해 본인도 모르게 동기화되어 남아있었던 경우’임을 적극 입증해야 그 혐의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해당 아청물이 수년간 한 번도 열어보지 않은 옛날 폴더에 숨겨져 있었고 이를 인식했다는 정황이 일절 없다면, ‘소지의 고의’가 조각되어 처벌을 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기죄와 정보통신망 침해죄 추가 고소 관련 질문에도 답변드리겠습니다. 우선 두 가지 범죄가 어떤 관계냐에 따라 ‘상상적 경합’ 관계인지, ‘실체적 경합’ 관계인지 나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타인의 계정에 무단 침입(정통망법 위반)하는 행위를 저질렀고, 그 자체가 곧 사기 행위의 유일한 수단이었다면, 상상적 경합(하나의 행위가 두 죄에 해당)에 해당합니다. 이 경우 적용되는 가장 무거운 죄에서 정한 형으로 처벌하게 됩니다.


혹은 먼저 정보통신망을 침해하여 정보를 빼낸 뒤 그 정보를 이용해 별도로 사기 범행을 저질렀다면, 이는 독립된 두 개의 범죄로 여겨져 실체적 경합(별개의 행위로 두 죄를 범함) 관계로 해석됩니다. 수사 실무상 대부분의 사기죄와 정통망법 위반은 실체적 경합으로 처리되고 있습니다.


경합범의 경우 형법 제38조에 따라 ‘가중주의’ 원칙이 적용되는바, ‘가장 무거운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하게 됩니다. 다만 그 경우라도 각 죄에 대해 정한 형의 장기 또는 다액을 합산한 형기 또는 액수를 초과할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사기죄 법정형 상한’이 10년이고 ‘정보통신망법 위반죄 법정형 상한’이 5년이라면 두 죄의 산술 합계인 15년으로 형량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 형량이 가장 무거운 죄인 사기죄 형량 10년에 5년을 가중하여 최대 15년 범위 내에서 처단형을 결정합니다. 따라서 각각의 형을 단순히 합산하는 방식보다는 조금 유리할 수 있지만, 당연히 단일 범죄의 경우보다는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