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 안에서 적는 반성문(안양구치소)

 

구치소가 있는 지역에 살고 있으면서 제가 구치소에 수감될 거라곤 단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낯선 환경에 놓이게 됐다는 두려움이 너무 커, 내 잘못을 반성하고 사죄해야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어느 정도 익숙해졌을 때쯤에는 ‘실제로 일을 주도하고 지시했던 사람은 밖에 있는데 왜 내가 여기에 있어야 하나’ 하는 억울함에 사로잡혀, 제 잘못을 인정하기보다는 남 탓을 하기 바빴습니다. 지금은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 나의 탓이며, 내가 한 일에 대해서 잘못을 반성하고 사죄해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하던 일이 잘못된 일인 것을 알게 됐을 때 똑바로 생각해 보고 일을 그만둘 용기를 냈어야 했습니다. 제가 제 삶을 주도하지 못하고, 남이 시키는 대로, 제 의견을 주장하지 못하며 살았던 결과 이곳까지 왔습니다. 과거로 돌아가 제가 했던 잘못된 일들을 바로잡을 수는 없지만, 지금은 사회로 돌아갔을 때 다시는 사회에 물의를 일으킬 만한 행동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처음 유치장에서 구치소로 이송되던 날은 추운 겨울이었습니다. 초점 없는 눈동자로 눈물을 흘리며, 행여 나오는 호송 차량에 남편이 타고 있지 않을까 발을 동동거리고 서있던 아내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지금도 재판을 위해 소를 나갈 때마다 어느 호송 차량에 타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제가 재판을 잘 다녀오길 빌어주듯 출입구 앞에 서있는 아내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볼 때마다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서있는 아내의 모습을 보며 제가 저지른 죄의 무게를 실감합니다. 마음이 너무 무겁습니다. 한시바삐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하는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