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검정 고무신’ 저작권, 故 이우영 작가에게 있어”

7년 소송 끝에 대법 확정 판결
불공정 계약 무효 판단 유지
창작자 권리 인정…상고 기각

 

만화 검정 고무신을 둘러싼 저작권 분쟁이 7년여 만에 마무리됐다. 법원은 출판사와 체결한 계약이 창작자의 권리를 과도하게 제한한 불공정 계약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며, 저작권은 고(故) 이우영 작가와 유족에게 귀속된다고 판결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는 이우영 작가 유족과 출판사 간 저작권 분쟁 사건에서 출판사의 상고를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하고 2심 판결을 확정했다. 상고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별도의 본안 심리 없이 원심 판단을 유지한 것이다.

 

이번 분쟁은 2019년 11월 출판사가 이 작가를 상대로 약 2억8000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출판사 측은 2007년부터 2010년 사이 체결된 계약을 근거로 ‘검정 고무신’과 관련한 모든 사업권과 계약권이 출판사에 귀속된다며, 이 작가가 회사 동의 없이 캐릭터를 활용해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작가는 출판사가 작품 수익을 정당하게 분배하지 않았고, 계약 자체가 창작자의 저작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불공정 계약이라며 맞소송을 제기했다. 계약을 통해 사실상 창작자의 권리를 전면 박탈한 구조라는 점이 핵심 쟁점이었다.

 

1심 재판은 법관 인사 등의 사정으로 장기간 지연됐고, 그 과정에서 이 작가는 2023년 3월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이 작가는 사망 전 재판부에 “‘검정 고무신’은 제 인생 전부이자 생명”이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유족이 소송을 이어받았다.

 

1심 재판부는 저작권 양도 계약의 효력을 부정하고 저작권이 이 작가 측에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일부 저작권 침해 책임을 인정해 이 작가 측이 출판사에 약 7400만 원을 배상하도록 했다.

 

2심은 계약 자체가 무효라는 판단을 유지하면서 출판사가 유족에게 약 4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아울러 출판사가 ‘검정 고무신’ 캐릭터를 생산·판매하는 행위도 금지된다고 명시했다.

 

대법원은 이 같은 2심 판단에 법리 오해가 없다고 보고 그대로 확정했다.

 

한편 유족의 소송을 지원해 온 이우영 작가 사건 대책위원회는 이날 “이번 판결은 개인적 분쟁을 넘어 창작자 권리 보호의 공백과 불공정 계약 관행의 문제를 드러낸 상징적 사례”라며 “대법원의 심리불속행 기각은 기존 판결의 법적 정당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