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새 두 배 늘어난 수용자 징벌…교정 현장의 징벌 제도 진단

 

수용자가 규율을 위반해 부과되는 징벌은 단순한 내부 제재에 그치지 않는다. 가석방 시기와 처우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제도인 만큼, 징벌 기준과 실효 절차를 정확히 알지 못하면 예상치 못한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

 

27일 법무부 ‘2025 교정통계연보’에 따르면 연간 수용자 징벌 부과 건수는 2015년 1만7055건에서 2023년 3만323건으로 늘었고, 2024년에는 3만1705건을 기록했다. 10년 사이 약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징벌은 교도소 내 규율을 어긴 수용자에게 내려지는 처분이다.

 


입실 거부 최다…직원 폭행은 10년 새 3배 증가


징벌 사유는 입실 거부가 9214건으로 전체의 약 29%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수용자 간 폭행이 20%, 금지물품 반입 등 기타 사유가 16.3%로 뒤를 이었다. 직원 폭행 등 은 2015년 164건에서 2024년 724건으로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정 전문가들은 특별점검팀, 광역특별사법경찰팀, 소속 기관 특별사법경찰팀 설치 이후 규율 위반에 대한 대응이 강화되면서 징벌 부과 건수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징벌은 수용자의 처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234조에 따르면 경고 역시 징벌에 포함되며, 효력은 6개월간 유지된다.

 

이 기간 동안에는 가석방 심사 대상에서 제외돼 경고 처분을 받은 뒤 반년 이내에는 사실상 가석방이 제한된다. 규율 위반으로 징벌을 받고 그 실효기간이 지나지 않은 경우 가석방 대상에서 제외되는 구조다.

 

여기서 말하는 ‘실효’란 일정 기간이 지나면 해당 징벌 기록을 이유로 더 이상 처우상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는 의미다.


실효 기간 지나도 ‘자동 가석방 심사’는 아냐


가석방의 경우 징벌 실효 신청 여부와 관계없이 시행규칙 제234조에서 정한 기간이 지나면 심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다만 기간이 경과했다고 해서 자동으로 가석방 심사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이를 명시적으로 규정한 법령은 없으며, 교정 현장에서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실무상 심사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징벌 실효 승인을 받을 경우 가석방 심사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있어 실효 신청이 유리하다.

 

금치의 경우 실효 기간은 더 길다. 금치 기간별 실효 시효는 △9일 이하 1년 △10~15일 1년 6개월 △16~20일 2년 △21~30일 2년 6개월로 구분된다. 여러 규율 위반이 경합돼 가중된 45일 금치 처분의 경우 가장 중한 기준인 2년 6개월 이상이 적용된다.

 

이 같은 실효 구조를 둘러싸고 현장에서는 논란도 제기돼 왔다. 지난해 7월 국가인권위원회는 수용자가 금치 징벌을 받던 중 다른 교도소로 이송되더라도 연속 금치 기간이 45일을 넘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A교도소 수용자 C씨는 지난해 6월과 7월 폭언을 이유로 각각 30일 금치 처분을 받았다. C씨는 A교도소에서 33일간 금치를 집행받은 뒤 B지소로 이송돼 총 60일간 연속 금치를 당했다. 인권위는 B지소의 조치가 인간의 존엄과 가치, 신체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했다며 인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A교도소장에 대해서는 금치 집행 기간이 45일을 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진정을 기각했다.


실효 기준일은 ‘시작일’ 아닌 ‘종료일’


실효 시점을 둘러싼 혼동도 적지 않다. 형집행법 제115조 제1항에 따르면 기준일은 징벌이 시작된 날이 아니라 종료된 날이다. 조사 기간 포함 여부에 따라 종료일이 달라질 수 있어, 정확한 날짜를 확인하지 않으면 실효 시점을 잘못 계산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실효가 자동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형집행법 제115조와 시행규칙 제234조에 따르면 징벌 실효는 소장의 판단에 따라 이뤄질 수 있는 사항이다. 법령상 직권 사항이지만, 실제로는 수용자가 실효를 염두에 두고 적극적으로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실효 신청이 이뤄지면 소장이 교정 성적과 무사고 기간 등을 고려해 실효 필요성을 판단하고, 분류처우위원회 의결을 거쳐 법무부에 제출한다. 이후 법무부 장관 승인을 받아야 최종 확정된다.

 

실효가 승인되면 해당 징벌 기록은 더 이상 처우상 불이익 사유로 활용될 수 없다. 다만 징벌 간 상호 영향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금치 실효를 기다리는 중 경고를 추가로 받으면, 경고가 실효되지 않는 한 기존 금치 역시 실효 처리될 수 없다. 이 경우 두 징벌을 함께 실효 신청해야 하며, 경고만 따로 신청하면 금치 기록은 남게 된다.


정신질환·입실 거부, 예외 인정은 ‘엄격’


정신질환과 징벌의 관계를 둘러싼 오해도 적지 않다. 형집행법 제220조 제5항은 행위가 정신병적 원인에 따른 경우 징벌을 요구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다만 정신질환 진단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자동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해당 행위와 정신질환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

 

실제로 2015년 대전지방법원은 정신질환 진단서가 제출됐더라도 행위 당시 질환 상태가 안정적이었고,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징벌 취소를 인정하지 않았다.

 

입실 거부 역시 예외 인정 범위는 제한적이다. 형집행법 제214조 제17호는 정당한 사유 없이 교도관의 명령에 따르지 않는 경우를 규율 위반으로 규정한다. 다만 극심한 대인기피나 공황발작 등으로 객관적으로 입실이 어려운 상태라면 정당한 사유로 인정될 여지는 있다. 반면 일반적인 불편감이나 단순한 갈등 수준은 정당한 사유로 보기 어렵다는 게 법원의 입장이다.

 

이처럼 징벌은 단순한 처벌을 넘어 수용자의 처우와 출소 이후까지 영향을 미치는 제도인 만큼, 전문가들은 관련 규정과 절차를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법무법인 청의 곽준호 변호사는 “징벌은 내부 제재에 그치지 않고 가석방 시기와 처우 전반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라며 “수용자와 가족 모두 실효 기간과 기준일을 꼼꼼히 따져 불이익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