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로 드러난 17년 전 성폭행…미제 사건 가해자 징역 5년

 

DNA 분석을 통해 장기간 미제로 남아 있던 성폭행 사건의 범인이 특정되면서, 범행 17년 만에 실형이 선고됐다.

 

22일 인천지방법원 형사12부(재판장 최영각)는 주거침입강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씨(40대)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귀가 중이던 피해자를 뒤따라가 현관문 비밀번호를 입력하던 틈을 타 비상계단으로 끌고 가 성폭행했다”며 “범행 수법과 내용에 비춰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가해자가 특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피해자가 장기간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어야 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형사공탁을 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2009년 9월 서울 구로구의 한 아파트 비상계단에서 피해자 B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해당 사건은 오랜 기간 관리 미제 사건으로 분류돼 왔으나, A씨가 이후 다른 주거침입 강제추행 사건으로 검거되는 과정에서 확보된 DNA가 과거 범행 현장에서 채취된 유전자와 일치하면서 범행이 드러났다.

 

일반적으로 강간 등 중대 범죄는 공소시효가 적용되지만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DNA 등 범행을 증명할 수 있는 과학적 증거가 있는 경우 공소시효를 10년 연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은 법 시행 당시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과거 범죄에도 적용돼, 이번 사건처럼 범행 이후 장기간이 경과한 경우에도 처벌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2009년 발생한 이 사건 역시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DNA 분석을 통해 피의자가 특정되면서 기소로 이어졌고, 법원은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사건을 ‘공소시효가 없는 범죄’와 ‘공소시효가 연장된 범죄’로 구분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법무법인 민 박세희 변호사는 “성폭력 사건 중에는 애초에 공소시효가 적용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시효가 있었지만 DNA 등 과학적 증거가 확보돼 법에 따라 시효가 연장되는 경우도 있다”며 “이번 사건은 후자에 해당해 범행 후 17년이 지났음에도 처벌이 가능했던 사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