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신분증, 실물과 같은 법적 지위 갖는다

전자정부법 개정안 국회 통과
부정사용 시 처벌 규정 신설도

 

모바일 신분증을 실물 신분증과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앞으로 모바일 신분증을 위조하거나 변조해 사용하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는 규정도 도입된다.

 

30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모바일 신분증 발급과 운영 체계를 법률로 명확히 하고 위·변조와 부정 사용 행위를 처벌하는 내용을 담은 전자정부법 일부개정안이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에는 모바일 신분증이 기존 실물 신분증과 동일한 법적 효력을 가진다는 점이 명시됐다. 그동안 모바일 신분증은 주민등록증 모바일 확인서비스 등 개별 제도를 통해 제한적으로 사용돼 왔다.

 

이번 개정을 통해 온·오프라인 전반에서 공식적인 신원 확인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

 

모바일 신분증 제도가 확대되면서 신분증 위조나 부정 사용에 어떤 법률이 적용되는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현행 법 체계에서도 타인의 신분증을 부정하게 사용하는 행위는 처벌 대상이다. 주민등록법 제37조는 타인의 주민등록증을 부정 사용하거나 주민등록증 이미지 파일 또는 복사본을 부정 사용한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실물 신분증을 위조한 경우에는 형법 제225조의 공문서위조죄가 적용될 수 있다. 위조된 문서를 사용하면 형법 제229조의 위조공문서행사죄가 성립할 수 있다.

 

모바일 신분증처럼 전자적 형태의 신원 정보를 위·변조하는 경우에는 다른 범죄가 문제될 수 있다. 형법 제232조의2는 권리나 의무 또는 사실 증명에 관한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위작하거나 변작한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자문서 인프라를 대상으로 한 위·변조 행위는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에 따라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 벌금이 적용될 수 있다. 모바일 신분증이 전자서명이나 인증서와 함께 사용되는 경우에는 전자서명법에 따라 전자서명 생성정보 도용이나 인증서 부정 발급 역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신분증 이미지 파일이 형법상 ‘문서’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법원의 판단이 엇갈린 사례가 있다.

 

2008년 서울북부지방법원은 포토샵으로 신분증 이미지 파일을 만들어 온라인 게임 업체에 제출한 사건에서 공문서위조죄 성립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컴퓨터 작업을 통해 만든 신분증 이미지 파일은 그 자체로 시각적 방법에 의해 바로 이해할 수 있는 문서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컴퓨터 작업을 통하여 만들어낸 각 신분증의 이미지 파일의 형태는 그 자체로서 시각적 방법에 의해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이를 형법상 문서에 관한 죄에 있어서의 ‘문서’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에서는 신분증 이미지 파일 위조만으로는 공문서위조나 사전자기록위작죄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보고 관련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실물 신분증을 위조한 뒤 이를 스캔하거나 촬영해 제출하는 방식은 공문서위조 및 행사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판례도 있다. 법원은 위조된 실물 문서를 전자 형태로 제출하더라도 “위조된 문서를 진정한 것처럼 사용하는 행위”에 해당하면 처벌 대상이 된다고 보고 있다.

 

이번 전자정부법 개정안은 모바일 신분증 위조나 부정 사용에 대한 처벌 규정도 명확히 했다. 모바일 신분증을 위조하거나 변조해 사용하거나 이를 제공 또는 알선한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처벌 대상에는 모바일 신분증 원본뿐 아니라 이미지 파일 등 다른 형태로 위·변조하거나 이를 부정하게 사용하는 경우도 포함된다.

 

정부는 이번 법 개정을 계기로 공공기관뿐 아니라 금융과 통신 등 민간 영역에서도 모바일 신분증 활용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이 신분증을 휴대하는 방식이 보다 편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보안 규정도 강화됐다. 모바일 신분증 발급 기관은 안전성과 보안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적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여러 기관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모바일 신분증 공통 인프라를 구축하고 운영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신설됐다.

 

법무법인 안팍의 박민규 변호사는 “모바일 신분증 제도가 확대될수록 신분증 위·변조 범죄의 형태도 다양해질 수 있다”며 “실물 위조, 이미지 파일 조작, 전자기록 변작, 인증서 도용 등 사건 방식에 따라 적용되는 법률과 처벌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바일 신분증 제도 확대와 함께 디지털 신원 확인 체계에 맞는 형사 규율 정비도 계속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