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준비 중이었을 뿐 사기 아니다”…공연기획사 대표 실형

소속사 계약도 없이 “동남아 투어 확정” 투자 권유

 

유명 가수의 해외 순회 콘서트 투자를 미끼로 수천만 원을 받아 챙긴 공연기획사 대표가 “공연을 준비 중이었을 뿐 투자자를 속인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결국 실형을 선고받았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주지방법원 형사3단독 기희광 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51)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2022년 3월 피해자 B씨에게 “유명 여가수가 4월부터 6월까지 동남아 투어 콘서트를 진행한다. 3000만 원을 투자하면 한 달 안에 원금과 수익금 6000만 원을 돌려주겠다”고 말해 투자금을 받아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수사 결과 A씨의 설명은 사실과 달랐다. A씨는 해당 가수 소속사에 동남아 투어 공연을 제안한 적은 있었지만 이미 공연 추진이 무산된 상태였고 정식 공연 계약도 체결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피해자로부터 받은 투자금 역시 공연 준비에 사용되지 않았다. A씨는 이 돈을 생활비와 개인 채무 변제 등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기죄는 사람을 기망해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경우 성립한다. 형법 제347조는 이러한 행위를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기망’은 단순한 거짓말을 넘어 상대방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사실을 왜곡해 착오를 일으키는 행위를 의미한다.

 

대법원도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기망행위와 피해자의 재산 처분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특히 사업 투자처럼 미래 성과가 불확실한 거래에서는 단순히 사업이 실패했다는 이유만으로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투자 당시 이미 사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없거나 투자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할 의사가 있었다면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본다.(대법원 2014도9792 판결).

 

이번 사건 재판에서도 핵심 쟁점은 공연이 실제로 추진되고 있었는지와 투자 당시 피고인에게 변제 의사나 능력이 있었는지였다.

 

A씨는 법정에서 “공연을 준비하고 있었을 뿐 피해자를 속일 의도는 없었다”며 사업 실패를 사기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은 해당 가수 소속사로부터 공연 관련 협의를 진행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받았음에도 공연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처럼 말해 피해자를 속여 돈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금 대부분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점을 보면 편취의 고의가 인정된다”며 “피해가 회복되지 않았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사정을 종합해 A씨에게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