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범죄에서 반복적으로 문제 되는 쟁점은 ‘제작’과 ‘구입’의 경계다. 외형상 유사해 보이는 행위라도 법적 평가는 크게 달라진다.
현행 법은 제작의 경우 5년 이상의 유기징역, 구입의 경우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규정하고 있어, 판단에 따라 형량 차이는 현격하게 벌어진다.
문제는 실제 사건에서 이 경계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온라인 환경에서는 촬영, 전송, 저장, 복제 행위가 연속적으로 이뤄지면서 각 행위의 법적 성격을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한다.
한 사건에서는 금전을 지급하고 사진을 전달받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저장·가공 행위가 이루어졌다는 이유로 ‘구입’이 아닌 ‘제작’으로 평가된 사례가 있었다. 수사기관은 화면 캡처나 녹화 행위를 새로운 성착취물 생성으로 보았고, 이에 따라 적용 법조가 달라졌다.
이처럼 동일한 자료를 취득한 이후의 행위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는 중요한 쟁점이다. 단순한 저장이나 복제가 새로운 범죄 결과를 만들어낸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아니면 기존 자료의 취득 범위에 포함되는지에 따라 책임 범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현행 법 체계에서 ‘제작’은 일반적으로 성착취물의 생성 과정에 능동적으로 관여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반면 ‘구입’은 이미 존재하는 성착취물을 금전 등 대가를 지급하고 취득하는 행위로 이해된다.
그러나 실제 사건에서는 촬영 요청, 특정 행위 요구, 파일 저장 및 재가공 등 다양한 행위가 혼합되어 나타나면서 이 구분이 모호해진다.
해외 입법례에서도 유사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제작(production)과 복제(reproduction), 소지(possession)를 구분해 각각 다른 처벌 체계를 두고 있으며, 행위의 개입 정도와 결과 발생에 미친 영향을 기준으로 책임 범위를 나누고 있다.
국내에서도 유사한 기준 정립 필요성이 제기된다. 단순한 다운로드나 저장 행위와 촬영을 유도하거나 제작 과정에 개입한 행위를 동일한 범주로 평가할 경우, 범죄 유형 간 구별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대로 제작 개념을 지나치게 좁게 해석할 경우, 실제로 성착취물 생산에 기여한 행위까지 충분히 규율하지 못할 우려도 있다.
성착취물 범죄는 그 자체로 중대한 피해를 수반하며, 특히 아동·청소년이 대상이 되는 경우 강력한 처벌 필요성에 이견이 없다. 다만 형사법 체계에서는 행위의 내용과 책임의 정도에 부합하는 법적 평가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결국 쟁점은 ‘어디까지를 제작으로 볼 것인가’에 있다. 단순 취득을 넘어 제작 과정에 실질적으로 관여했다고 볼 수 있는 기준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판단을 어떤 요소를 중심으로 할 것인지에 대한 정교한 논의가 필요하다.
엄정한 처벌과 함께 법 적용의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는 것 역시 중요한 과제다. 명확한 기준이 마련될 때, 유사 사건에 대한 판단의 일관성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