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유예 기간 중 음주운전을 하다 역주행 사고를 낸 뒤 책임을 어머니에게 떠넘긴 20대 남성이 결국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창원지방검찰청 통영지청은 23일 역주행으로 비접촉 사고를 유발하고 현장을 이탈한 A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도주치상 및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 제1항 제2호(도주치상): “피해자를 치상한 때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규정
수사 결과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8월 16일 경남 통영시 용남면의 편도 3차로 도로에서 술을 마신 채 운전대를 잡았다. 이후 중앙선을 넘어 역주행했고, 마주 오던 택시가 이를 피하려 급히 멈춰 서는 과정에서 뒤따르던 포터 화물차가 택시를 추돌했다.
이 사고로 포터 차량에 타고 있던 40대 여성은 크게 다쳤고, 택시 기사 등 4명도 경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A씨는 사고 직후 피해자 구호나 신고 조치 없이 현장을 이탈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의 보완수사 과정에서 A씨가 당시 집행유예 기간 중이었던 사실도 드러났다. 형이 실효될 가능성을 우려한 A씨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운전자라고 허위 진술을 하도록 부탁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 제1항 제2호는 교통사고로 피해자를 치상하고도 도주한 경우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판례에 따르면 도주치상에서 말하는 ‘도주’란 단순히 자리를 떠나는 행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사고 운전자가 피해자에게 상해가 발생했음을 인식하거나 인식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 구호 및 신원확인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 전에 현장을 떠나 “사고 운전자가 누구인지 확정할 수 없는 상태”를 초래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하급심 역시 신원을 알릴 자료를 일부 남겼더라도 실질적인 구호조치가 이뤄지기 전에 현장을 떠났다면 도주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시해왔다.
실제로 2017년 대전지방법원은 피고인이 교통사고로 피해자들에게 상해를 입게 하고도 신원 확인과 구호조치를 다하지 않은 채 현장을 떠난 사안에서 도주의 고의를 인정해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사고를 일으킨 점, 상해 발생 이후에도 즉시 구호조치를 하지 않은 점은 불리한 정상”이라며 “다만 일부 범행을 인정하고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A씨가 어머니에게 허위 자백을 하도록 한 행위는 형법상 범인도피교사에 해당할 수 있다.
대법원은 공범이 자신의 범행에 대해 허위 진술을 하는 경우를 방어권 범위로 보는 판례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제3자를 내세워 허위 자백을 하게 하는 등 수사기관의 추적을 실질적으로 곤란하게 하는 행위는 방어권 남용으로 평가돼 범인도피교사 성립이 문제될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23도9560).
법무법인 태율 김상균 변호사는 “형법 제63조는 집행유예 기간 중 금고 이상의 형이 선고돼 확정될 경우 기존 집행유예의 효력이 당연히 상실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집행유예는 피고인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부여하는 제도인 만큼, 그 기간 중 재범이 인정되면 법원이 이를 엄중하게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사건처럼 집행유예 기간 중 음주운전과 도주, 나아가 범인도피교사까지 문제되는 사안에서 실형이 선고돼 확정될 경우, 새로 선고된 형뿐 아니라 종전 유예됐던 형까지 함께 집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결국 피고인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형 집행 기간이 대폭 늘어날 수 있어 방어 전략 수립과 피해 회복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