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소원제 내주 시행 전망…헌재 “사건 증가 대비 인력·절차 검토”

로펌에 재판소원 문의 벌써 이어져
獨 헌재 헌법소원 중 84% 재판소원

 

이른바 ‘사법개혁 3법’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면서 재판소원 제도가 이르면 다음 주부터 시행된다. 헌법재판소는 제도 시행을 앞두고 사건 접수부터 심리·결론에 이르는 절차 전반에 대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도 시행 초기부터 재판소원 사건이 대거 접수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부 로펌에는 벌써 재판소원 관련 문의가 이어지는 등 제도 도입 이후 헌재 사건 수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헌재 청사 출근길에서 취재진과 만나 “재판소원 제도 도입에 담긴 국민의 뜻과 기대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헌재의 지혜와 역량을 모아 충실히 준비해 소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전날(5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 공포안을 심의·의결했다. 이와 함께 법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개정안과 대법관 증원을 담은 법원조직법 개정안도 함께 의결됐다.

 

공포 절차가 마무리되면 빠르면 다음 주부터 확정된 법원 판결에 대해서도 헌법재판소에 재판소원 심판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헌재는 지난 3일 재판관회의에서 재판소원 시행을 위한 내부 준비 상황을 공유하고, 관련 규칙과 세부 절차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접수 이후 배당 방식, 헌법연구관 등 인력 배치, 향후 사건 처리 방향 등 절차 전반이 논의 대상에 올랐다.

 

특히 시행 초기 사건이 집중될 가능성에 대비해 전담 사전심사부도 운영하기로 했다. 헌법소원 사건이 접수되면 재판관 3명으로 구성된 지정재판부가 사전심사를 통해 적법 요건을 판단하는데 이 단계에 업무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헌재는 기존 사전심사부와 별도로 재판소원 전담 사전심사부를 구성할 계획이다. 인원은 기존 사전심사부와 유사한 8명 규모로 꾸리고, 약 15년 경력의 헌법연구관을 배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재판소원 도입으로 헌재 사건 구조 자체가 바뀔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헌법연구관 출신 한 변호사는 “그동안 법원의 재판은 헌법소원 심판 대상이 아니었지만 이번 제도 도입으로 재판 결과에 불복한 당사자들이 헌재 판단을 구할 수 있게 됐다”며 “전체 사건 접수 건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헌법연구관뿐 아니라 사무처 등 헌재 전체 인력 증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른 변호사도 “이미 재판소원 관련 상담 문의를 받고 있다”며 “대법원 상고 사건이 매년 증가한 것처럼 재판소원을 통해 다퉈보려는 사건도 점차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재판소원을 이미 도입한 독일의 사례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나타난다. 독일연방헌법재판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접수된 헌법소원 사건 2만3655건 가운데 1만 9974건이 재판소원 사건으로, 전체의 84.4%를 차지했다.

 

또 독일연방헌재가 발간한 2024년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사건 가운데 96%가 헌법소원 사건이었다.

 

헌재는 제도 시행 이후 변호사 선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고려해 국선대리인 확대 방안도 검토 중이다. 헌법소원 심판은 청구인이 변호사 자격자가 아닌 경우 반드시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오는 12~13일 충북 제천에서 열리는 전국 법원장 간담회에서 ‘사법제도 개편 후속 조치 방안’과 ‘법왜곡죄 도입에 따른 형사법관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