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진료기록을 보호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 달라는 취지의 헌법소원이 제기됐다. 현행 수의사법에는 진료기록 작성 의무만 규정돼 있을 뿐 보호자의 열람 권리를 명확히 두지 않아 분쟁이 발생해도 기록 확인이 어렵다는 문제 제기다.
7일 동물권 변호사단체 ‘영원’에 따르면 단체는 최근 헌법재판소에 수의사법 제13조 제1항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현행 법률이 보호자의 진료기록 열람 및 사본 교부 권리를 명확히 규정하지 않아 헌법상 기본권 보호에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현행 수의사법 제13조 제1항은 수의사가 진료부(진료기록)를 작성하고 보존하도록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진료 내용과 처치 경과 등을 기록으로 남기도록 한 규정이다.
그러나 진료계약의 당사자인 반려동물 보호자가 해당 기록을 열람하거나 사본을 받을 권리에 대해서는 별도의 규정이 없다.
단체 측은 이러한 구조가 사실상 ‘불완전한 입법’이라고 주장한다. 진료기록을 작성하도록 하면서도 정작 보호자가 이를 확인할 수 있는 법적 통로를 두지 않았다는 것이다.
법원도 진료기록 작성·보존 의무의 취지를 “계속적인 치료에 활용하고 진료 관련 종사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며 사후적으로 진료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자료로 사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반면 사람 의료 분야에서는 환자 본인이 자신의 진료기록을 열람하거나 사본 교부를 요청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 있다. 이 때문에 동물 의료 분야에서도 최소한의 기록 접근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실제로 보호자가 진료기록 제공을 요구하더라도 이를 강제할 명확한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문제가 제기돼 왔다. 일부 동물병원에서는 개인정보 보호나 내부 기록이라는 이유로 기록 제공을 거부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단체 측은 이러한 제도 공백이 진료 분쟁 해결을 어렵게 만든다고 보고 있다. 보호자가 진료 과정이나 처치 내용을 확인하지 못하면 과실 여부를 검증하기 어렵고 의료사고 발생 시 대응도 제한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단체 관계자는 “이번 심판을 통해 반려동물 진료기록에 대한 보호자의 열람 및 사본 교부 권리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관련 법 제도를 정비해 동물 진료 영역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진료기록 문제는 이미 헌법재판소에서 심리가 진행 중인 사안이기도 하다. 지난해에는 개인 청구인이 국회의 입법 부작위를 문제 삼아 헌법소원을 제기했으며, 해당 사건은 현재 헌재 전원재판부에서 심리 중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수의사법에 보호자의 진료기록 열람 및 사본 교부 청구권과 동물병원의 교부 의무가 명문화될 경우 동물 의료 분야의 분쟁 구조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진료기록 접근권이 제도화되면 과잉진료나 설명 부족 등 진료 분쟁에서 보호자의 증거 접근성이 개선될 수 있고, 동물병원의 진료 과정에 대한 투명성도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헌법재판소가 위헌이나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더라도 곧바로 법률이 개정되는 것은 아니다. 헌재는 규정의 위헌 여부를 판단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입법 내용은 국회의 입법 절차를 통해 마련돼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