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모텔 약물 사건’ 피의자 김소영(20)의 신상이 공개된 이후 온라인에서 또 다른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사건 초기에는 피의자의 외모를 근거로 범행을 희석하거나 두둔하는 글이 확산됐지만, 신상 공개 이후에는 외모를 조롱하는 반응이 늘어나며 또 다른 형태의 외모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9일 서울북부지방검찰청이 해당 사건 피의자인 김소영의 얼굴과 이름, 나이 등을 공개하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관련 사진과 게시물이 빠르게 확산됐다.
일부 이용자들은 사건 이전 김씨가 SNS에 올렸던 사진과 신상 공개 과정에서 공개된 사진을 비교하며 외모에 대한 평가를 이어갔다.
온라인 게시판에는 “본판 사진으로 수배해도 못 잡겠다”, “변장을 심하게 한 것 같다”, “완전히 다른 사람 같다”는 등의 글이 올라왔고, 일부 게시물에서는 피의자의 사진을 공유하며 외모를 비난하는 표현도 등장했다.
또 다른 게시글에서는 김씨의 외모와 범행을 동시에 비판하는 글이 확산되기도 했다. 이용자들은 “예쁘다고 생각했던 것이 착각이었다”, “SNS 사진과 실제 모습이 크게 다르다”는 반응을 남기며 과거 반응을 되돌아보는 글도 이어졌다.
일부 게시물에서는 범행 내용에 대한 비판도 함께 제기됐다. 한 작성자는 “피해자 카드로 메뉴 22개를 시켰다고 한다”며 “열심히 일해서 벌어먹어야 할 것을 20대 초반의 나이에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할 수 있느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사건 초기에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다. 당시 온라인에서는 피의자의 SNS 사진을 근거로 외모와 신체 조건을 언급하며 범죄 상황을 가볍게 보는 듯한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일부 게시물에서는 “평범한 또래 여성처럼 보인다”거나 “외모가 좋다”는 식의 표현이 등장하며 가해자를 두둔하는 분위기도 형성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범죄 사건에서 피의자의 외모를 중심으로 평가하거나 조롱하는 반응 역시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사건의 본질과 피해자에 대한 고려보다 외모 논쟁이 중심이 될 경우 또 다른 2차 가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는 “피의자의 신상이 수사기관 절차에 따라 공개됐더라도 온라인에서 외모를 조롱하거나 비하하는 게시글은 모욕죄나 명예훼손으로 처벌될 수 있다”고 밝혔다.
곽 변호사는 “수사기관이 공개한 사진을 재게시하는 행위 자체가 곧바로 처벌 대상이 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사진과 함께 비하 표현을 붙이거나 허위 사실을 덧붙일 경우 모욕이나 명예훼손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모 조롱이나 집단적 비난이 확산될 경우 인격권 침해로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이 문제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범죄 사건을 비판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외모나 신체 조건을 조롱하는 방식으로 표현할 경우 법적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며 “사건의 사실관계와 법적 쟁점 등 공적 논의 범위 안에서 표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 사이 20대 남성들에게 벤조디아제핀 계열 약물이 섞인 음료를 건네 피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3명으로 이 가운데 2명은 사망했고 1명은 의식을 잃은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지난달 10일 밤 주거지 인근에서 긴급 체포됐으며 이후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거쳐 지난달 19일 살인과 특수상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 송치됐다. 경찰은 사건과 관련해 추가 피해자가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경찰은 당초 범행 수단의 잔혹성 등을 고려할 때 신상정보 공개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해 심의위원회 개최를 검토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피해자 유가족이 강하게 신상 공개를 요구하면서 사건은 검찰 단계에서 다시 검토됐다.

















